우즈 마케팅 효과 "수천억원 이상"...올해 제네시스 '북미시장 안착' 노린다
현지 충돌평가 등 객관적인 안전성 검증도 잇따라...2분기 GV70 출격 예고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타이거 우즈' 마케팅으로 날개를 단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전복사고에도 3주 만에 퇴원한 후 트윗을 남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세계 무대에서 제네시스의 경쟁력을 알린 역대급 홍보대사가 됐다"면서 "홍보 효과를 정확한 수치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수천억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올해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안전성을 무기로 북미 고급차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는 각오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안전성이 우즈 에피소드를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사실이라며 안정성에 관심이 높은 북미나 유럽 지역 프리미엄 고객들을 중심으로 안전성을 강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총에서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는 풀 라인업을 활용해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시장에 GV80을 투입한 이후 연초부터 심상치 않은 흥행 조짐에 탄력을 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최근 '우즈를 살린 차'로 집중 관심을 받고 있는 GV80으로 직·간접적인 홍보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달 자동차 사고로 입원했던 우즈는 약 3주 만에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
우즈는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퇴원 사실을 알리며 "지난 몇 주간 분에 넘치는 지지와 격려를 받아 매우 감사하다. 집에서 회복과 재활운동을 하며 매일 강해지겠다"고 밝혔다.
앞서 우즈는 지난달 23일 로스앤젤레스의 한 도로에서 GV80을 몰다가 차량이 도로를 벗어나면서 전복되는 사고를 겪었다. 우즈는 이 사고로 다리 골절상을 입었으며 즉시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다.
GV80의 안정성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유는 우즈가 사고 방지를 위해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중앙 분리대와 충돌, 120m 이상 굴렀기 때문이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사고가 난 지점은 내리막길 곡선 구간이다.
최근 미국 언론 TMZ는 "타이거 우즈 사고를 조사하는 수사당국이 몇 가지 문제가 될 만한 단서들을 발견했다"며 "우즈는 끝까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고,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다는 증거도 없다"고 보도했다.
대형 전복사고에도 차량 내부가 멀쩡했다는 점은 제네시스의 안전성을 부각하는 요인이자 우즈의 사고 피해가 골절상에 그친 이유로 지목된다. 당시 사고를 조사한 비야누에바 보안관은 "GV80 차량 내부가 거의 온전해 우즈가 생존할 수 있었다"며 "그렇지 않았으면 치명적 사고가 됐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 저널도 경찰의 중간 조사 결과를 인용, 10개의 에어백과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회피 스티어링 기술 등이 탑재된 GV80의 안전성을 전했다.
GV80, 美 비영리단체 충돌 평가서 '최고등급' 받아...2분기 GV70도 가세
GV80이 미 현지의 충돌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것은 '우즈를 살린 차'라는 수식어가 과장된 게 아님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는 자동차 충돌 평가에서 가장 안전한 차량에 부여하는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에 GV80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021년형 G70 스포츠세단과 G90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을 받은 것에 이은 낭보다.
IIHS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을 받으려면 차량은 모든 충돌 방지 테스트에서 '우수' 등급을 받아야 하고, 전방 충돌방지 시스템 테스트에서는 '상급' 이상 등급을, 전조등 평가에서 '양호' 이상 등급을 받아야 한다.
러스 레이더 IIHS 대변인은 "GV80은 6개의 IIHS 내 충격성 테스트를 모두 통과했다"며 "연구소의 최고 등급 중형 럭셔리 SUV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IIHS는 1959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매년 출시되는 수 백대 차량의 충돌 안전 성능과 충돌 예방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과를 발표한다.
올 1~2월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이미 지난해 현지 판매량(1만6384대)의 3분의 1가량을 벌써 채웠다. 게다가 올 2분기에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GV70이 미국 출격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라인업 확충에 따른 판매 확대 및 수익성 강화가 관측되는 이유다.
장문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달부터 GV80이 미국에서 본격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코로나19 기저효과의 시작으로 펀더멘탈 개선이 뚜렷할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