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디지털 전환 전략...위생용품 수주 발빠른 전략 통했다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생산업체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실적 선방에 성공하며 양 사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외 제약 바이오 사업강화에 나선 반면 반면 코스맥스는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업체가 국내 화장품 ODM 2강 구도를 굳힐 가능성이 커졌다.
코스맥스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최근 디지털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첫 단계로 인재 확보 강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AI 및 융합산업전문가인 설원희 사장을 영입, 업계최초로 구글 머신러닝 부트캠프에 참여해 AI 전문가 양성에도 나섰다.
코스맥스가 AI 전문가를 영입한 이유는 소비자 경험 중심으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개발 과정을 디지털로 연결해 글로벌 고객사 뿐만 아니라 화장품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1인 인플루언서까지 맞춤형 '엔드 투 엔드'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HK이노엔에 힘입어 실적 상승 궤도에 오른 한국콜마는 향후 제약·바이오 사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콜마의 경우 올해 애터미향 헤어 및 바디케어 생산 본격화와 온라인 기반 신규 고객사 확보를 기반으로 중국 자회사 무석법인의 매출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또 2개년 누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정의 지속적 매출 증대를 통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1위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신약·바이오의약품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전망이 밝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사업에 착수한 상태로 파이프라인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 사의 지난해 실적 개선은 각 사의 발빠른 대처에 있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코스맥스는 손 소독제를 비롯한 위생용품 수주가 실적 개선을 주도했고 한국콜마는 자회사인 HK이노엔이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화장품 산업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코스맥스는 사업 다각화로 포트폴리오를 분산시킴으로써 안정성을 확보했다.
지난해까지는 손소독제를 소량 생산했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면서 가동률을 30배까지 늘렸고, 시장의 수요를 반영해 미국을 포함한 해외 공장에서도 소독제를 생산하며 발빠르게 대처했다.
이에따라 4분기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코스맥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3829억원과 영업이익 66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한국콜마의 어닝서프라이즈 배경에는 핵심 자회사인 HK이노엔이 있다. 지난해 4분기 HK이노엔의 매출은 19% 신장했고 영업이익은 75% 급증한 39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콜마의 본업인 화장품 매출은 17% 역신장했지만 HK이노엔 덕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에 일각에선 한국콜마를 두고 화장품 기업이 아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탈바꿈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코로나 때문에 어려워진 화장품 업황 속에서도 화장품 사업부는 나름대로 선방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만 본다면 한국콜마는 화장품 회사가 아니라 제약·바이오 회사로 보는 편이 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평가했다.
대한민국 ODM 시장을 좌우하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의 예상외 2020년 실적과 시장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발상 전환이 2강구도를 유지시킬지 아니면 다른 ODM 업체의 틈새 시장 전략이 먹혀 체제가 흔들릴지 2021년 상반기 국내 ODM 화장품업체의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정은지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