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완전무인매장&야간시간 무인 확대
미래공상영화에서 보던 일들이 현실에서 이뤄지고 있다. 로봇이 식당 웨이터 역할을 하고, 배달음식도 갖다 준다. 또 매장에서 점원 없이도 물건을 들고 나가면 자동결제가 된다. 무인화 시스템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 혼자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로봇 웨이터를 두고 난 뒤 요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고객이 식사를 마치고 나간 자리에 그릇과 남은 음식은 로봇이 치운다. 매장 밖에서 로봇의 모습을 보고 호기심에 식당을 방문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이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운영하는 '딜리' 이야기다. 배민은 식당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딜리 플레이트'와 외부에서 음식을 받아 건물 안까지 배달하는 '딜리 드라이브', 건물 안에서 각 층으로 음식을 나르는 실내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 타워'를 선보였다.
실내 자율주행 서빙로봇 '딜리 플레이트'는 현재 전국 300여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다만, 매장 내 주행경로에 장애물이 없어야 하고, 바닥에 물기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배민은 경기 수원 광교 앨리웨이에서 '딜리 드라이브'도 8대를 운영하고 있다. 딜리 드라이브는 도착 전까지 알림톡 2회와 전화알림을 통해 고객에게 배달상황을 전달해 준다. 고객은 배민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로봇의 이동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수령인이 자리를 비우거나 수령하지 않을 경우, 일정시간 도착지에 대기하고, 시간 초과 시 회수 알림 후 물품을 반송하는 '똑똑한' 로봇이다.
로봇이 실내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음식을 배달해주는 '딜리 타워'는 현재 우아한형제들 본사에서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라이더의 배달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배민은 기대하고 있다. 배민은 딜리타워가 2~3년 내 상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완전 무인형 점포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야간시간에만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하이브리드 매장은 점주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절감하면서도 추가 매출을 확보할 수 있고, 본사는 점포당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현재 하이브리드 매장은 CU 250개, GS25 200개, 이마트24 112개, 세븐일레븐 46개점이 운영되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달 28일 인천 송도동에 스마트편의점 '테크 프렌들리 CU' 1호점인 삼성바이오에피스점을 오픈했다. 점포 내부에는 비전캠(상품 이동 추적)과 모션캠(동선 추적), 360캠(매장 전경 촬영), 보안업체 에스원의 보안캠(이상 행동 감지) 등 약 30대의 AI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또 15g의 무게 변화를 감지하는 선반 무게센서가 고객의 최종 쇼핑 리스트를 파악하고 클라우드 POS 시스템이 이를 상품 정보 및 행사 정보 등과 결합해 계산한다. 스마트 편의점의 문제점으로 꼽혀왔던 출입 편의성과 보안은 나이스정보통신과의 기술제휴를 통한 안면 인증 시스템으로 해결했다.
결제는 고객이 점포 게이트를 통과하는 즉시 사전에 등록한 CU의 셀프 결제 앱 ‘CU 바이셀프’를 통해 자동으로 이뤄지고, 영수증 역시 ‘CU 바이셀프’로 전송된다. BGF리테일은 올해 안에 테크프렌들리 매장을 10개 출점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하이브리드 매장에서 발전된 'DDR점'을 선보였다. 이 매장에선 인공지능결제로봇 '브니'를 통해 바코드만 있으면 별도 등록 없이 셀프 계산이 가능하다. 또 손바닥 정맥을 미리 등록해두면 핸드페이로 롯데카드가 결제되고, 주류는 제한된다.
앞서 이마트24는 지난 2019년 SSG 페이 QR코드 입장을 개선해 상품을 들고 나오면 자동 결제되는 매장을 선보였고, GS25도 지난해 1월 서울 중구 을지트윈타워에 딥러닝 스마트 카메라로 고객의 소비행동을 학습하고, AI 적용시스템으로 자동 결제되는 스마트 점포를 선보였다.
이에 뒤질세라 백화점에서도 무인 매장을 도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점포인 더현대서울은 백화점업계 최초로 ‘스마트 스토어’를 선보인다. 고객이 휴대폰 앱에 결제수단을 미리 등록하고 매장에 입장하면 40여개의 카메라가 움직임을 감지한다. 이후 상품을 그냥 들고 나가면 된다. 150여대의 무게감지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 덕분이다.
이처럼 유통업계에서는 무인매장을 재빠르게 도입하고 있지만, 완전하게 상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또 노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상시 무인매장의 경우 보안 등 시스템 안정화가 필요하고, 설립을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게 현실이다"라며 "따라서 각 업체에서는 당분간 시범매장 위주로 운영한 후 향후 시스템 보완 및 안정화에 맞춰 점차 무인매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