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쇼핑 전문 플랫폼 발전으로 정품식별 앱까지 등장
백화점, 2030 타깃 VIP 선정기준 완화로 젊은층 유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억눌린 수요가 폭발하는 일명 '보복소비'가 이어지면서 온·오프라인에서 명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명품시장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확대되자 이에 맞선 백화점 업계가 문턱을 낮추는 등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온라인 쇼핑, 해외구매대행, 해외직구 등을 통해 명품 구매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유로모니터가 지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그간 온라인상에서는 백화점이나 본 매장보다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품 판매가 발생하거나 오랜 배송 기간 등의 단점이 존재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명품 판매 플랫폼의 확대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가명품에 대한 정품식별용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앱까지 등장하면서 온라인 명품 소비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먼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구찌, 발렌시아가, 버버리, 티파니 등의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것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19에 하늘길이 막혀 판로를 찾지 못했던 면세점도 비대면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쓱스페셜, SI빌리지, 쓱닷컴 등 계열사 온라인 채널에 이어 지난달 말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다.
최근 온라인 명품쇼핑 플랫폼 트렌비는 국내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AI기술로 수요가 높은 제품을 예측해 미리 수입함으로써 가격 경쟁력과 배송기간을 단축시켰다. 특히 서울지역에 한해 오후 2시 이전 구매 시 당일 오후 9시까지 무료 당일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 기술 발달, 글로벌 물류 유통망의 확장 등으로 인해 온라인 명품 시장이 커지면서 고도의 기술력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갖춘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선 백화점 업체들도 고객잡기에 안간힘이다.
우선 2030세대의 VIP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선정 기준을 낮추고 전용 고객 서비스를 강화했다. VIP 고객은 정상 상품 가격에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멤버십 전용 카페 이용, 무료 주차서비스, 아카데미 할인, 생일 기념 혜택 등이 주어져 젊은층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하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한 '클럽YP' 운영을 시작했다. '클럽 YP'는 1983년생 이하 고객 중 직전년도 현대백화점카드로 200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자체 심사를 거쳐 선정한다. 오는 7월 판교점과 더서울현대에 ‘2030 고객 전용 VIP 라운지’를 오픈할 계획이다.
클럽 YP는 2030 고객만을 위한 명품 브랜드 구매 혜택도 별도로 제공된다. 현대백화점카드로 명품 구매 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연 12회)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정상 상품 구입 시 5% 할인과 전 점포 3시간 무료 주차, 기념일 선물 등이 제공된다. 이외 발렛파킹 서비스와 식당가 바우처, 현대백화점 식당가 와인 콜키지 프리 서비스 등이 주어진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2030세대의 소비력이 계속 커지면서 유통업계의 소비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며 "이에 2030 VIP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전용 멤버십을 도입했고 럭셔리 라인업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가장 낮은 단계인 RED등급 기준을 연간 400만원 이상(구매일수 연24회 이상) 선정 후 3개월간 유지되는 분기별 200만원(구매일수 1회 이상), 분기별 100만원 이상(구매일수 6회 이상) 등 3개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RED회원에게는 패션 잡화 정상상품 한도금액 내 최대 7% 할인과 멤버스 카페 이용, 무료 주차서비스, 아카데미 할인, 생일 혜택 등이 주어진다.
신세계 관계자는 "2017년부터 VIP등급을 6단계로 확대해 엔트리 등급인 레드를 운영하고 있다"며 "선정 기준을 낮춘 결과 2030세대가 60%가량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VIP 선정기준을 연간 400만원 이상, 분기별 150만원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또 해마다 '영앤리치'라는 정기 초대회행사를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030세대 고객의 VIP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연례 초대회를 진행하고 있고, 정례화된 건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진행하는 기타 초대회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 업계는 온라인 진출도 강화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2일 위메프에 전용관을 열었고, 현대백화점은 자체 모바일 앱과 온라인몰인 '더현대닷컴'의 선물하기에서 압구정본점 등 전국 15개 전 점포에 입점한 1200여 브랜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지우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