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선점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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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선점 가속화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2.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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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정의선 사재로 지분 20% 인수
미래차 SW 기술력 고도화&'수소 솔루션' 그룹 핵심사업에 포함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로의 전환을 선언한 후 정의선 회장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대형 M&A, 계열사 통합 등을 추진하며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 80%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가치는 약 11억 달러로, 80%의 지분 인수 가격은 8억8000만 달러(화화 약 9600억원)다. 이는 지난해 미국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는 데 역대 최대 규모인 20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이번 인수는 특히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대규모 M&A인 데다 정 회장이 사재 2390억원을 투입해 20%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업계는 현대차그룹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시키려는 정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정의선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을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며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인류의 행복과 이동의 자유,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가치 실현을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이다"라고 인수 의미를 밝혔다.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 로봇개발 역량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율주행차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증권 업계는 이번 인수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다. 그룹 내 미래차 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라이다와 카메라 등을 장착하고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로봇의 메커니즘은 자율주행차의 구동 원리와 같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공식화 한 날, 현대오토에버의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합병도 함께 발표했다. 현대차그룹 내 분산된 소프트웨어(SW) 역량을 통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모빌리티 SW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 그룹 측의 설명이다.

실제 차세대 자동차는 친환경 파워트레인도 중요하지만,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등 고도화된 SW 기술력이 필수적이다. 미래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공간'의 의미가 특히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주체를 일원화해 개발체계 통일과 시스템 표준화에 나설 전망아다"라며 "이를 통해 OTA, 보안 등 미래차 SW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0일에는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4대 미래사업(전기차, UAM, 자율주행, 연료전지) 전략을 공개했다.

전기차(EV) 부문은 내년 아이오닉5 출시를 시작으로 EV 라인업이 본격 확대된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전 라인업 전동화를 추진해 204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8~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또 자율주행 부문의 경우 내년부터 레벨2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 기술에 OTA 업데이트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어 2022년부터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된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2021년까지 카메라와 센서, 라이다를 복합적으로 활용한 '센서퓨전' 2단계 개발을 완료해 G90 풀체인지 모델에 적용할 예정이다. 

수소연료전지 부문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를 선보이며 수소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이를 통해 오는 2030년 70만 기의 수소연료전지를 시장에 판매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외 UAM 부문은 승객과 화물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제품군 구축에 나서고,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 등을 통해 UAM 생태계 구축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이날 기존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의 2대 사업구조에 수소연료전지 기반 사업인 '수소 솔루션'을 새롭게 추가한 '2025 전략'을 공개하고, 새로운 수소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 11일 현대오트론의 핵심 사업부인 반도체 부문 인수를 발표함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의 핵심 기술이 조기에 내재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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