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전기차 ‘모델 X 롱레인지’ 화재, 사망자는 '윤석열의 40년 절친'...'급발전' 가능성 높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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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모델 X 롱레인지’ 화재, 사망자는 '윤석열의 40년 절친'...'급발전' 가능성 높은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12.1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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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법인 율촌 윤홍근 변호사 숨져…윤석열 검찰총장의 고교, 대학 친구
- 배우 손지창씨도 2017년 '모델X' 급발진 피해 주장 소송전
- 테슬라 차량 장착 리튬이온배터리, 가볍고 전기 많이 만들지만 열과 충격에 약해
- 대리기사 운전자 '급발진' 주장...업계, 테슬라 차량에 배터리팩 보호 기능 등 의문 제기

테슬라의 인기 전기차 SUV ‘모델 X 롱레인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소한 가운데 사망한 차주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40년 지기 친구로 알려져 사고 원인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한남동 테슬라 화재 사고로 사망한 대형 로펌 소속 윤홍근 변호사(60)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40년 지기 친구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일 오후 9시43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리기사 최모 씨가 몰던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 승용차가 벽면과 충돌한 뒤 그대로 불길에 휩싸였다. 

이날 차주인 윤 변호사는 대리기사를 불렀고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윤 변호사는 대리기사 최씨를 통해 ‘모델 X 롱레인지’에 탑승한 상태로 아파트단지 내 지하 2층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이후 주차장 진입 과정에서 갑자기 차량이 벽면과 충돌했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테슬라 차량의 구조 특성 때문에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윤 변호사는 이미 의식을 잃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대리기사 최씨와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하던 아파트 직원 1명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화재는 1시간 만에 완전히 꺼졌다. 차량은 거의 전소됐다. 주차장 벽면과 전기설비 등도 크게 파손됐다.

지난 9일 오후 9시43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리기사 최모 씨가 몰던 테슬라 '모델X 롱레인지' 승용차가 벽면과 충돌한 뒤 그대로 불길에 휩싸였다. [사진 제공 용산소방서]

특히 사망자인 윤 변호사가 윤석열 총장과 친구 사이였다는 것은 다음날(10일) 저녁 윤 총장이 빈소를 조문하면서 알려졌다. 이날은 윤 총장 자신의 검찰총장직 유지 여부를 다투는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윤 총장은 저녁 6시 퇴근 무렵 ”꼭 가야하는 자리”라며 서울 서초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 변호사 빈소를 찾았다.

고(故) 윤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4기 출신으로 서울고법 판사, 충주지원장 등을 거쳐 2003년 법무법인 율촌에 합류했다. 충암고등학교 고교동창이자 서울대 법대 동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변호사와 윤 총장은 10대 시절부터 알고 지낸 40년지기 친구인 셈이다. 둘은 각각 판사와 검사로 법조계 생활을 했다. 윤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4기, 윤 총장은 23기다. 윤 총장이 사법시험 9수를 해 대학 4학년 때 합격한 고인과는 아홉 기수 차이가 나지만 오랜 기간 가까이 지낸 것.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진행 중인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윤 총장은 이후 테슬라 충돌 사고로 사망한 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진행 중인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윤 총장은 이후 테슬라 충돌 사고로 사망한 변호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 연합뉴스]

문제는 테슬라 화재의 원인이다. 테슬라 전기차는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받아 문을 전자식으로 개폐하는 구조로, 사고가 발생하면 전력이 차단돼 문을 열기 어렵다. 소방관들이 윤 변호사 구조에 30분 이상 시간을 소비한 이유다. 

‘모델 X 롱레인지’는 차체 측면 차도어는 위로 올라가는 ‘팔콘 윙’ 구조를 갖고 있다. 테슬라는 이 모델이 전방 충돌 방지 비롯 ‘차체강성’이 매우 우수하다고 강조해왔다.    

사과 원인에 대해 대리기사 최씨는 급발전 가능성을 제기한다. 현재 경찰은 대리기사 최씨를 입건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차량이 갑자기 통제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급발진’을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차량이 급발진해 벽에 충돌했다는 것.

다만 일각에서는 테슬라 차량의 반자율주행(오토파일럿) 등 기능이 켜진 상태에서 운전자가 익숙하지 않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테슬라코리아에 대한 전방위 조사도 앞두고 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에 테슬라코리아에 대한 압수수색 검증 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경찰은 영장 발부 즉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연계해 차량 결함과 급발진 여부 등을 면밀하게 살필 예정이다.

테슬라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한다. 리튬이온배터리는 가벼우면서 전기를 많이 만들어내지만 열과 충격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델X 롱레인지'은 이전에도 잇단 급발진 의혹이 일었다. 2017년에는 배우 손지창씨가 미국 자택에서 테슬라 모델X로 급발진 피해를 입었다며 테슬라와 소송전을 벌였다. 당씨 손씨는 "둘째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와 차고 문이 열리는 것을 확인하고 차고로 진입하는 순간 웽 하는 굉음과 함께 차는 차고 벽을 뚫고 거실로 쳐박혔다"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다.

지난 9일 오후 9시43분경 서울 한남동 아파트 단지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차량 사고 현장 [사진 제공 용산소방서]
지난 9일 오후 9시43분경 서울 한남동 아파트 단지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X 차량 사고 현장 [사진 제공 용산소방서]

또한 모델X는 2018년 3월 오토파일럿 모드 중 사망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모델X는 캘리포니아 101번 고속도로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후 뒤따라오던 두 대의 차량과 충돌했다. 배터리에 불이 났고 운전자는 결국 사망했다. 테슬라는 사고 한 달 후 성명서에서 "오토파일럿이 중앙분리대를 감지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미국 방송사 CNN은 지난 1월 127대 테슬라 차량에서 급발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110건에 달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52명이 다쳤다는 것.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지난 1월 테슬라 급발진 위험에 대한 조사와 리콜을 요구하는 민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NHTSA가 부분 공개한 조사·리콜 요구 청원에 따르면 테슬라의 급발진 민원은 127건이었다.

테슬라는 올해 1~11월 국내시장에 1만1601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크고작은 사건사고와 이슈가 꾸준히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모델 X 롱레인지' 차체강성 평가 등을 감안하면 매우 강력한 충격으로 주차장 벽과 충돌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화재가 연이어 발생한 것은 짧은거리에서 순간 가속이 엄청나야 한다는 것. 이는 운전자가 고의로 했을 가능성은 일단 희박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배터리팩이 차체하부가 평평하게 깔려있는데 벽면 충돌로 거의 전소급 화재가 발생하면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화재가 1시간 정도 오래 지속된 것도 문제다. 전기차에는 급작스런 전방, 측방, 측후방 충돌이나 추돌, 전복 사고 발생시에도 배터리팩를 보호하는 회로가 내장돼 있어야 한다. 또 화재 가능성을 차단하는 기능도 갖추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 따라서 급발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가 국내에서 질주하다가 '급발진' 문제로 위기에 몰렸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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