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28㎓ 대역을 활용해야 하는데 한국은 3.5㎓ 주파수에서만 5G 서비스
5G 기지국 더 늘리고, 28㎓ 대역의 고주파 서비스 점진적 확대해야...일반 소비자는 '제한적'으로 이용 가능할 듯
28㎓ 대역 활용한 '진짜 5G' 보편화되려면 여러 제한사항 해결해야...2~3년 걸릴 듯
5G의 낮은 품질, 충분하지 않은 커버리지, 비싼 요금제에 질린 소비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진짜 5G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2~3년은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5G에 걸맞는 콘텐츠까지 갖춰지려면, 5년도 부족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종전 4G보다 속도는 20배, 연결할 수 있는 기기는 10배로 늘어나고 지연 속도는 10분의 1로 줄어든 넓고, 체증 없는 ‘통신 고속도로’가 바로 5G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5G 상용화 축하 행사’에서 한 말이지만 결과적으로 거짓이 되고 말았다. 5G 통신의 속도가 4G보다 약 20배는 빨라질 수 있다고 하지만 체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지금 서비스되고 있는 5G가 '가짜'이고, 지금 5G 서비스에 가입하면 '호갱'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5G 서비스지역 안내 누락 △개통철회 지연처리 △5G 통신품질 불만 △5G 가입으로 사라진 기존 혜택에 대한 불만 등이 폭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5G를 가입했는데 대부분 LTE 서비스만 되고 있다는 지적이 가장 많다.
소비자들은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말만 믿고 8만~12만원대의 비싼 요금을 내고 있다. 5G 가입자는 연말이면 1000만명 돌파가 예상되고 있는데 이들은 제대로 된 5G 서비스는 써보지도 못한채 비싼 요금만 지불하고 있다. 5G 가입자 가운데 LTE로 돌아간 이들도 56만여명에 달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한국이 현재 3.5㎓ 주파수에서만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훨씬 빠른 '진짜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28㎓ 대역을 활용해야 한다. 5G 구현 속도로만 따지면 28㎓는 LTE보다 20배 빠르고, 3.5㎓는 LTE보다 4배~최대 10배 수준이다.
문제는 28㎓ 대역의 전파 도달거리가 3.5㎓의 15% 이하에 불과하다. 이를 보완하려면 5G 기지국이나 중계기를 전국에 촘촘히 깔아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엔 이동통신사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너무 크다. 전국망 서비스를 위해서는 건물과 집마다 5G 기지국과 중계기를 설치해야 해 최소 20조원의 투자비가 필요한 것으로 통신업계는 보고 있다.
국감에서도 5G는 뭇매를 맞았다. 지난 7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현재 5G의 28㎓ 주파수를 전 국민에게 서비스한다는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B2B에서 주로 서비스하고 일반 소비자 전체에게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5G 출범 당시에는 정부가 소비자들에게 속도 20배라는 장미빛 희망을 선사했는데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일반 소비자들이 '가짜 5G'만 사용토록 '통수'를 맞은 격이다.
5G 서비스 개선되려면 넘어야 한 산 많아...일반 소비자는 2~3년 뒤에나 가능할 듯
5G 서비스가 나아지기 위해서는 우선 5G 기지국을 더 세워야 한다. 정부도 최근 5G망 구축에 25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기지국 구축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진짜 5G’를 느낄 수 있는 28㎓ 대역의 고주파 서비스도 확대되어야 한다. 일단 내년까지는 '제한적'으로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들이 정부로부터 28㎓ 주파수를 할당 받아서 각사가 내년까지 28㎓ 기지국을 의무적으로 1만5000개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전국민이 한국 어느 곳에나 사용은 힘들다.
28㎓ 대역의 고주파 서비스는 공장, 기업 등에 먼저 도입하고, 일반 소비자는 핫스폿(hot spot·공공장소의 무선인터넷 공간) 확대를 통해 서비스 가능 범위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와이파이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처음에는 빠른 인터넷 속도가 필요한 스마트 공장, 기업, 병원 등에 28㎓ 대역의 고주파 핫스팟을 설치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중에는 지하철, 시내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중심으로 28㎓ 대역의 고주파 핫스팟을 설치해 더 많은 소비자들이 28㎓ 대역의 고주파 서비스를 받도록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통3사는 스마트팩토리나 기업용(B2B) 특화 서비스에 28㎓ 대역의 고주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적용기업을 발굴 중이다.
합리적인 요금제 방안도 필요하다. 5G 요금이 성능에 비해 너무 비싸 다시 LTE로 돌아가는 소비자들이 많다. KT가 지난 5일 업계 최초로 월 4만원대와 월 6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이통사 간 5G 중저가 요금제 경쟁을 위한 스타트를 끊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이르면 다음달부터 5G 중저가 요금제 내놓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G 중저가 요금제에서 이통사들이 5G 속도로 쓸 수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제공할지는 미지수다.
5G 스마트폰 판매도 늘어나야 한다. 최신 스마트폰 기기들은 5G를 탑재하는데 아직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꿀 주기가 안된 소비자들 많은 실정이다.
결국 이러한 여러가지 제한사항들로 '진짜 5G'를 일반 소비자들이 불편함없이 이용하려면 2~3년은 걸린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5G 서비스 품질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5G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이통사들도 투자를 제한적으로 하면서 5G의 보편화가 생각보다 늦어지며 2~3년 후에나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