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14일 호주 산불 참상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호주 산불로 남한 면적보다 넓은 10만7000㎢가 불탔다. 28명이 사망했다. 가옥 1400채 이상이 피해를 보았다. 캥거루, 코알라, 주머니쥐 등 야생동물 10억 마리 이상은 떼죽음을 당했다. 호주 주민은 하루 담배 37개비를 피는 것과 맞먹는 대기 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산불로 발생한 연기는 바다 건너 뉴질랜드를 거쳐 남미에 닿았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이상 기후 탓에 호주 산불이 대재앙으로 악화되고 있다. 산불 시즌은 더 일찍 시작해, 더 오래가고, 더 심각한 피해를 주고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 이번 산불로 경제적 손실은 호주 최악의 화재로 기록된 2009년 ‘검은 토요일(Black Saturday)’의 44억 호주달러(약 3조5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무더위와 가뭄에 시달렸다. 호주 기상청은 2019년을 호주 역사상 가장 덥고 건조한 해였다고 밝혔다. 늘어난 무더위와 가뭄이 숲을 메마르게 했고 초대형 산불로 이어졌다. 산불과 싸우는 소방대원이나 기후위기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탓에 산불이 잦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며 이번 산불은 유례없는 재앙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린피스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지난 4년 동안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호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라고 요구하고 기후위기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그런데도 기후변화 대응에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
김미경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호주산불대응팀장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화석연료 산업을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