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은 쉽게 낫지 않는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콧물, 코막힘 등으로 고생하다가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를 보면 알레르기 비염과 혈관 운동성 비염으로 진료받은 9세 이하 소아의 숫자는 2014년 157만 명에서 2018년 181만 명으로 연평균 3% 증가했다. 비염으로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거나, 잘 때 코를 골기도 한다. 수면 장애부터 두통, 집중력 저하뿐 아니라 성장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소아 비염은 반복되는 감기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비염은 크게 알레르기 비염과 비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항체 단백질의 하나인 IgE(Immunoglobulin E)로 인해 발생한다. 눈 가려움, 눈 충혈과 같은 추가적 증상이 있으므로 눈에도 증상이 있으면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야 한다.
비염의 한의학 치료로는 한약 치료가 주된 방법이 된다. 한약은 환자의 주된 병증과 신체 상태를 고려해 환자의 증상 개선 여부를 확인하며 2주에서 2달 정도 치료를 시행한다. 19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분석해 한약의 치료 효과를 평가한 메타분석 연구를 보면 한약은 소아의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있어 대조군에 비해 재채기, 콧물, 코막힘 등 증상을 개선시키는 데에 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 치료 외에 침, 뜸 치료 등도 많이 활용한다. 이지홍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소아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 대한 침 치료가 비염의 주 증상을 완화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비염은 부비동염, 중이염 등 여러 동반 질환이 함께 발생할 수 있다. 이교수는 “실제로 호흡기 질환으로 한방병원 한방소아과에 내원하는 외래 환자가 소화기 질환(30.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데(26.5%), 그중 절반인 52%는 비염과 부비동염의 치료를 위해 내원한다”고 설명했다. 부비동염이 동반하는 경우 점액농성 콧물, 코막힘, 기침, 두통이나 안면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소아 비염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가정에서의 적절한 관리도 중요하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기온 변화에 따라 옷을 입거나 벗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미지근한 생리식염수로 하루 1~2회 비강 내를 씻는 것이 비염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함께 침 치료에 다빈도로 활용되는 합곡혈이나 영향혈을 손으로 지그시 눌러 지압을 해주는 것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