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헌문 구현모, 통신업 전문성 강점...정치적 외풍 차단 능력 의문
- 젊은 직원들, KT 출신 내외부 인사에 관심 많아
- 회장심사위, "전문성, 비전, 미래인재 육성 의지 등 전반 심사"...이르면 다음주 최종 후보 확정
'포스트 황창규' KT 차기 회장 레이스가 1강2중 '노임구' 3파전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1강,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 사장과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이 2중으로 평가된다. '노임구'는 3명의 이름에서 성씨를 딴 명칭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이번 주 황창규 회장 이후 차기 회장을 선정하는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노준형 전 정통부 장관과 임헌문 전 사장, 구현모 사장이 '1강2중' 구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직 관료, 현직 KT 사장, 전직 KT 사장이 각각 1명씩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KT에 정통한 한 인사는 "KT는 오너가 없어 외풍에 취약하다. 차기 회장은 전문성은 물론 외풍을 차단할 역할도 중요하다"며 "노준현 전 장관과 구현모 사장, 임헌문 전 사장이 심사 과정에서 1강 2중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임구' 3명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노준형 전 장관은 미래 융합 통신 비전 전략에 강점과 함께 외풍을 막아줄 역할에 대한 기대가 높은 편이다. 기업 경영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노 전 장광은 경제기획원으로 공직을 시작해 정보통신산업 정책 실무부터 두루 경험한 정책 기획통이다. 정치적 외압은 물론 합산규제, 케이뱅크 대주주 자격 요건 완화 등 규제 산업인 통신 분야 당면 이슈에 대응력에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전 사장은 통신업 전반 전문성이 강점이다. 하지만 임 전 사장은 입사와 재입사를 거듭하다 황창규 회장 재임 기간에 퇴출된 인물이라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임 전 사장은 KT에 입사 후 T&C운영총괄 전무까지 지내다 지난 2013년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로 옮긴 후 다시 2014년 KT에 재입사해 커스터머부문 부문장과 매스총괄 사장에 올랐다. 지난 2017년 12월, KT를 퇴사했다. KT에서 줄곧 영업과 마케팅을 해왔다.
구 사장은 5G 통신 트렌드 최신 전문성과 함께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라는 강점이 있다. 다만 구 사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참고인 조사를 받는 상황이라 미래 불확실성이 있다.
구 사장은 KT에서 경영기획부문 부문장, 커스터머&미디어부문 부문장 등을 거치며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제3대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황창규 라인이라는 것이 단점 요인이다. 외풍에 대응력도 의문부호라는 평가다.
요즘 재계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이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노준형 전 장관은 54년생(66세), 임헌문 전 사장은 60년생(60세), 구현모 사장은 64년생(56세)이다.
앞서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지난 12일, 비공개를 요청한 1인을 제외한 8명의 후보자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구현모 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부사장) 등 3명이 KT 현직 인사다. 임헌문 전 사장, 김태호 전 혁신기획실장(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표현명 전 텔레콤&컨버전스 부문 사장, 최두환 전 종합기술원장(포스코 ICT 이사) 등이 KT 전직(OB) 인사다.
노준형 전 장관,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은 관료 출신이다. 윤 전 차관은 KT 성장사업부문장(부사장) 출신이라 범 KT 인사라고 할 수 있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측에 따르면 "전문성, 비전, 미래인재 육성 의지 등 전반적 기준을 중점 평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인 흠결이나 평판은 물론 정치적 외풍 등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도 고려 요소가 될 전망이다.
현재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사외이사 사이에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황창규 회장은 이사회 만장일치로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번 차기 회장은 회장후보심사위에서 무기명 투표 등으로 정해질 수도 있다.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이번 주 차기회장 후보 9명을 대상으로 자격심사와 심층 면접을 진행 중이다. 오는 26일 전후로 최종후보를 2~3인으로 압축하고, 이르면 다음주 내 이사회에서 최종후보 1인을 확정한다.
KT 이사회는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검토해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최종 회장후보자 1인은 내년 3월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선임된다.
한편, KT 노동조합은 18일 "외부 지원에 의존해 회장이 되려는 후보와 사내 계파정치에 몸담았던 인물을 배격"하고, "전문성과 리더십을 기준으로 차기 회장을 선출해 달라"는 입장을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 전달했다.
KT 20~30대 젊은 직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도 차기 회장 관련 설문 결과가 나왔다. 1~3위를 박윤영 부사장과 구현모 사장, 임헌문 전 사장 등 전·현직 KT 임원이 차지했다. 다만 참여자 수가 제한적이다. 젊은 직원들은 KT 내부 인사가 회장 자리를 맡아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