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위원장 선거...내부통합 주장 유주선, 세대교체 주장 박홍배 2파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 우리은행노조 박필준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잇달아 치루어질 국민·KEB하나은행의 선거결과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 10만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는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도 이달 19일 실시돼 정치적 영향력도 상당한 만큼 차기 노조 위원장에 누가 선택이 될지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일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에는 박필준 위원장이 56.97%(5103표)의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박 위원장은 3년 전 결선 투표까지 갔던 최계승 후보자와의 경쟁에서 이번에도 승리하며 지난 2002년 통합 우리은행 출범 이후 연임에 성공한 첫 노조위원장이 됐다.
박 위원장은 지난 3년간 사측과 노동시간 단축, 지주사 전환 등의 이슈를 원활하게 해결해 온 부분이 높게 평가됐다.
그는 사측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지주 체제 안착을 위해서는 손 회장의 연임에 찬성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선거는 오는 6일에 진행된다. 이번 선거는 하나·외환은행 합병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뽑는 통합 노조위원장 선거여서 주목된다. 지금까지는 양측에서 1명씩 위원장을 내세워 공동 위원장 체제로 운영돼 왔다.
내규상 이진용·김정한 현 위원장들이 재선에 출마하지 못하기 때문에 선거 국면은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형준, 정우영, 임용기 등 총 6명의 후보가 출마한 상태며 어느 누구도 현격한 우위를 보이지 않고 있어 13일로 예정된 2차 선거까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하나은행 노조는 다른 은행에 비해 사측과 대립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 왔다.
올해 초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의 은행장 연임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으며 DLF 사태 당시에도 우리은행과는 달리 경영진의 책임을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지난해 임금·직급체계 통일에 이어 이번 단일 노조위원장 선거로 화학적 결합을 완성할 수 있을지 은행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은행도 오는 24일 1차 투표를 시작으로 새 노조위원장을 선출한다.
현 수석부위원장인 류제강 후보와 과거 노조 집행부 경력의 후보들이 대거 출마해 총 6명의 후보가 나선다. 박홍배 현 노조위원장은 금융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지부 위원장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류제강 현 수석부위원장은 올해 초 파업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류 부위원장이 당선될 경우 국민은행 사측과 노조에 흐르는 냉각 기류는 이전과 유사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우리사주조합장으로서 ‘주주 추천 사외이사제’ 도입을 수차례 시도한 바 있어 추후 노동이사제 또는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를 둘러싸고 다른 크고 작은 이슈와 함께 사측과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오는 19일 치러지는 차기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도 주목된다. 약 10만명 조합원을 대표하는 것은 물론 정치적 영향력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20대 비례대표 의원인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19대 국회의원인 김기준 전 의원 등이 위원장을 거쳤다.
현재 신한은행 노조위원장 출신 유주선 후보와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낸 박홍배 후보가 ‘2파전’을 벌이고 있다.
유주선 후보가 금융노조의 내부통합을 강조하고 있는데 반해 박홍배 후보는 세대교체를 주장하고 있어, 선거결과에 따라 향후 금융노조의 활동방향에 변화가 예상된다.
유 후보의 핵심 공약은 노동조건 개선 및 워라밸 확립, 금융 공공성 강화 및 관치금융 철폐, 직장 내 차별철폐 및 양성평등 실현, 강력한 산별노조 건설 등이다.
박홍배 후보의 핵심 공약은 직무성과급제 도입 저지, KPI 개선, 여성‧저임금 직군 임금차별 해소 및 처우 개선, 남성 육아휴직 1년 의무화, 정부‧여당‧금노 정책협의회 정례화, 지역은행 발전 노사정협의체 신설 등이다.
박 후보는 올해 초 국민은행 노조의 대대적인 파업을 이끌었다. 현 금융노조 집행부에 대해 정체된 노동운동 방식과 비효율적인 집행부 운영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그는 산별노조 강화를 위해서는 내년 총선에서 친노동후보를 지지하고 반노동후보의 낙선을 추진하는 등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새로 선출되는 금융노조 위원장은 최근 은행권의 DLF(파생결합증권) 손실 사태와 맞물린 KPI(핵심성과지표) 개선, 노동계의 경영참여 확대와 정년연장,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각종 처우개선 등각종 현안들에 대해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