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역대급 매출을 기록한 중국 광군제에서 국내 뷰티·패션 및 소비재 브랜드들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11월 11일 단 하루동안 진행하는 쇼핑 축제인 광군제는 전년 대비 25% 가량 거래액이 상승하며 총 2684억 위안(약 44조6242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광군제는 이미 중국의 일개 기업의 행사가 아닌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대 쇼핑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기업들도 광군제 매출을 중요하게 여기며 개별 브랜드 또는 한국관을 통해 이 이벤트에 주역이 되고자 노력 중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의 선전으로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뷰티·패션 및 소비재 기업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광군제 매출은 전년 대비 62% 늘며 국내 뷰티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또 LG생활건강은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등 5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대비 187% 신장하는 성과를 거두며 인기리에 행사를 마무리했다.
12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후’는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8% 신장한 가운데,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 전년 대비 4단계 상승해 에스티로더, 랑콤, SK-II에 이어 4위에 올라섰다. 또, 후의 인기 제품인 ‘천기단 화현’ 세트는 지난해보다 298% 증가한 25.2만 세트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우며 기초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
LG생활건강의 ‘숨’은 전년 대비 매출이 120% 가량 신장하며 광군제 1억 위안 매출 브랜드 풀(pool)에 처음으로 들어갔으며, 인기 제품인 ‘워터풀 세트’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190% 늘어난 8.5만 세트가 판매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랜드는 전년 대비 약 20% 성장한 약 500억원(2억97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포함됐던 티니위니 브랜드의 매출을 제외하면 전년대비 20% 성장한 수치다.
이랜드 상품 중 올해 가장 인기를 끌었던 상품은 포인포의 다운상품으로 총 5만장, 28억원 상당의 물량이 판매됐다. 이 외에도 이랜드의 맨투맨 후드티는 전통적인 효자 상품으로 올해에도 1만 장 판매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또 알리바바와의 공동기획을 통해 웹드라마까지 제작한 이랜드 SPA브랜드 스파오의 해리포터 컬래버레이션 상품이 4만장 팔리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애경산업도 ‘티몰 국제 애경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92억원(5554만 위안)을 판매했다. 애경산업은 광군제 판매 시작 50분 만에 지난해 판매액을 뛰어넘으며 전년 대비 371% 성장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제품은 ‘AGE 20’s 에센스 커버팩트’로 당일 판매된 팩트 수만 35만 9천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광군제를 맞아 출시했던 ‘AGE 20’s 시그니처 모던레드 에디션 기획세트’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매혹적인 빨간색으로 디자인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AGE 20’s 에센스 커버팩트는 올해도 티몰 내 BB크림 부문에서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해 2년 연속 판매 순위 1위를 달성했다.
생활용품 브랜드 락앤락도 좋은 성과를 거뒀다. 락앤락은 11일 광군제를 통해 매출 71억원(4325만 위안)을 기록, 전년 대비 11.9% 성장을 이뤄냈다. 이로써 5년 연속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중국 내 견고한 브랜드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락앤락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현지 모델을 기용하며 광군제를 앞두고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지난 9월 중화권 대표 모델로 중국의 인기 배우 덩룬을 발탁, 광군제가 시작되기 약 3주 전부터 티몰 직영몰인 기함점을 중심으로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그 결과 11일 광군제 당일 티몰 기함점에는 약 150만 명 이상 소비자가 몰리며 그 어느 때보다 성황을 이뤘다. 한 시간 만에 매출 1000만 위안(한화 약 16억원)을 돌파했으며, 기함점 총 매출은 전년 대비 38.7% 상승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 티몰의 광군제가 일개 기업과 중국을 넘어 글로벌한 쇼핑대전으로 자리 잡아 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도 더욱 적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중국 시장에 드리웠던 ‘사드’ 후폭풍이 어느 정도 가시고 있는 것이 속속 확인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벌써 내년 광군제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