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날씨와 기후가 급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미래 예상되는 것으로 ‘극심한 날씨’ ‘메가 기후’ ‘혹독한 상황’ 등으로 표현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변화무쌍하면서도 극심하고 충격적 기후가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으로 ‘날씨 정보 공유’ 시스템을 꼽았다. 전 세계 수문과 기상에 관련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인접한 국가와 지역끼리 공유해 ‘조기 경보시스템’을 진일보 시켜야 한다는 제안이다.
최근 남동부 유럽과 중동이 이 같은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두 지역은 홍수와 가뭄 등 전방위적으로 지역을 위협하고 있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조기경보 시스템’을 더 발전시키기로 했다.
남동부 유럽과 중동 지역 국립기상수문청 관계자들이 지난 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들 두 지역 책임자들은 수문과 기상 데이터를 서로 교환하는 정책에 서명했다. 이번에 합의된 사항에 따라 앞으로 이들 두 지역은 조기경보 시스템에 대한 기능과 개발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서명으로 앞으로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그리스, 헝가리, 이스라엘, 요르단, 몬테네그로, 몰도바공화국,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등 여러 나라의 조기경보 시스템이 진일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많은 나라가 앞으로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보여 전 세계 미래 조기경보시스템 마련에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지역들은 지난 10년 동안 혹독한 날씨로 큰 고통을 받았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재난으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이어졌다. 홍수는 물론 혹독한 폭풍과 폭염, 한파와 가뭄 등이 덮치면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극한 상황에 직면했다. 폭우와 호수는 관련 서명이 이뤄지는 순간에도 발칸반도를 휩쓸었다.
2014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시베리아에 이어진 폭우 등으로 79명이 사망하고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안겼다. 2016년에는 북마케도니아 수도인 스코페에서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시에 홍수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21명이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도 이어졌다.
특히 최근 인명과 경제적 손실을 불러오는 이상기후는 국가 간 경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 사회 경제적 개발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별, 혹은 권역별 날씨와 수문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자료를 공유하는 것은 조기 경보시스템은 물론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는 설명했다.
이번에 남동부 유럽과 중동 지역이 손을 잡으면서 앞으로 이들 지역에 대한 날씨 예보는 더욱 세밀하고 정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 따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없어 비용 측면에서도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WMO 측은 “두 지역의 데이터가 공유되고 실시간 전달되면서 비용 효율뿐 아니라 날씨와 수문에 대한 미래 기상 시나리오에 대한 신뢰성도 높아질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더 정확한 정보가 생성될 것이고 이는 조기경보시스템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구축되는 두 지역 일기 예보로 특정 국가가 강우, 바람, 우박, 눈과 극한 온도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다른 지역들도 ‘공유 모델’로 미래 극심하고 혹독한 날씨에 대비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