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중 7기 중 매몰비용 가장 적어… 온실가스 등 비용 오히려 높아
정부는 지난 1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내용이 포함된 미세먼지 특별 대책을 발표했다. 삼천포 1·2, 보령 1·2, 호남 1·2호기 등 6기의 폐지 일정을 당초 2022년보다 1년 앞당겼다. 한편에서는 새로운 석탄화력발전소 7기가 건설되고 있다. 문제는 새로 지어지는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되는 노후화력발전소보다 용량이 더 크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얼마 뒤인 2017년 7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불허’ 내용이 담긴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이전 정부가 추진했던 석탄화력발전소 건립 계획은 막지 못했다. 당진 에코 1·2호기를 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현재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신서천 1, 고성하이 1·2, 강릉안인화력 1·2, 삼척포스파워 1·2호기다.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신규 화력발전소 필요성 점검과 대안검토’ 토론회에서는 신규 건설 중인 7기 가운데 포스코에너지의 자회사인 포스파워가 건설하고 있는 ‘삼척포스파워 1·2호기’ 사업 중단 가능성을 논의했다. 신규 석탄발전소 7기 가운데 공정률이 10%에 불과해 매몰비용이 가장 적다는 점이 고려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세먼지 때문에 충남의석탄발전소 2개를 조기 폐쇄하기로 했는데, 신규로 덩치가 더 큰 7개를 추진하고 있다”며 “전임 정부 정책을 변경하지 못 하고 끌어온 것에 대해 정부 여당 한 사람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있다. 삼척포스파워는 지어지는 석탄발전소 가운데 가장 매몰비용이 적은 만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척포스파워 1호기는 지난 8월 착공했다. 준공 예상일은 1호기는 2021년 12월, 2호기는 2022년 6월이다. 상업운전이 개시 예정일은 2024년 1월이다.
임성희 녹색연합 전환사회팀장이 준비한 자료를 보면 삼척포스파워는 부지공사 착공 뒤 매장문화재가 발견돼 문제가 된 바 있다. 안정산동물 1, 2가 나타나면서 인허가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2015년 환경영향평가서 제출안에는 ‘천연동굴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나와 있다. 사업부지 전체가 아닌 절반과 석탄하역부두, 터널 건설 예정지만 살펴봤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온실가스 배출과 대기오염 문제도 거론됐다. 임 팀장은 “삼척포스파워로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1300만톤인데, 이는 현재 2030 온실가스 로드맵에서 이행 수단이 미확정된 3400만톤 감축량의 약 40%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최신 설비를 갖춘 영흥화력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최신 LNG 발전소보다 최대 6.6배 정도”라면서 “삼척 포스파워를 가동하게 되면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국내 관리기준을 초과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송전망 연결로 인한 송전 혼잡 비용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전력이 동해안 발전설비 증가에 따라 기존 765kV 송전선로 문제 해결을 위해 고압직류(HVDC) 해결 방안을 내세웠다가 안인, 삼척 등 추가 발전설비로 인해 345kV 송전선로 추가 계획을 내놓아서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당진 화력발전소에서 일부 시도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크게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이런 식으로 혼합해서 하다 보면 송전망 때문에 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석 위원은 이런 송전 설계 방식이 대형사고 리스크를 안고 사는 일이라고 전했다. 개별 정전 확률을 줄리려고 망을 환상형으로 연결하는 수도권은 전체가 한 번에 정전될 확률이 특히 높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인 포스코가 겪게 될 이미지 실추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표시했다. 국제금융시장이 석탄화력발전 문제를 투자기준에 반영하기 시작해서다.
석 위원은 “국제금융시장의 변화가 포스파워는 물론 포스코의 이미지 실추와 자금조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출력 변동 등에 대응할 수 없고, 앞으로 석탄세 등 각종 비용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최소한 가스복합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라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석탄을 포기하는 세계적 추세도 언급됐다. 김대욱 환경부 온실가스정보센터 사무관은 “석탄 감축 부문만큼은 한·중·일 세 국가가 유일하게 꼴찌를 다투면서 포기하지 못 하고 계속 짓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에서 석탄을 가장 많이 하던 독일이 포기를 선언했고, 미국도 2014년 이후 신규 석탄이 지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석탄발전으로 유명한 호주 역시 풍부한 태양광으로 재생에너지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재편했다”고 설명했다.
삼척포스파워가 들어설 마을의 주민도 자리해 정부와 기업의 세심한 배려를 촉구했다.
홍영표 상맹방1리 노인회 부회장은 “주변 마을 주민 이야기를 들어보면 빨래도 널 수 없고, 가스 냄새 때문에도 고생이라고 한다. 이곳에 발전소가 들어서면 하역 부두가 생겨 석탄 분진으로 과연 사람이 살 수 있을까 염려된다”며 “정부와 지자체, 기업이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확인해 방안을 마련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