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마케팅'·'색조 화장품 부문 수출'... 해결책 제기
한국 화장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그 성과가 '기초 화장품'에만 집중되고, '색조 화장품'은 부진을 겪고 있어 고심에 빠졌다.
5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화장품 수출 잠정치는 5억1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해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다.
반면,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국과 관련해서는 색조 품목 수출이 전월비 26% 감소하고 홍콩향 화장품 수출 또한 색조 품목에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중국과 홍콩에서 색조 품목이 성장하지 않는 현상을 놓고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중국 시장 내에서 현지 인디 브랜드가 성장하며 한국 뷰티 브랜드의 점유율을 조금씩 빼앗아가고 있고 로레알, 에스티로더와 같은 글로벌 뷰티 브랜드의 약진 또한 두드러져 한국 뷰티기업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향 화장품 수출은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최근 색조 화장을 가볍게 하는 트렌드가 형성돼 있어 색조 부문 수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뷰티기업들은 기초 화장품 라인업 강화를 통해 트렌드와 시장 상황에 대응하려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중국 현지 브랜드가 기술 격차를 극복하게 되면 기초 화장품 부문에서도 중국 수출을 지금과 같은 규모로 유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색조 부문의 판매 호조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왕홍'이라고 불리는데, 왕홍과 협업해 제품을 홍보하는 '왕홍 마케팅'이 큰 성과를 이뤄내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패션·뷰티 부문 왕홍인 '장따이'는 400만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고 본인 채널에서 판매하는 물품이 2초만에 매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국내 뷰티기업이 중국 내 유명 왕홍과 협업해 색조 화장품 마케팅을 이뤄낸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이 글로벌 모델로 구리나자를 발탁해 중국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인 것 또한 이와 맥을 함께한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짙은 색조 화장보다 옅은 색조 화장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퍼지며 색조 부문 수출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내 색조 화장품 판매 회복을 위해 왕홍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뷰티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포니'가 본인의 브랜드를 론칭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한 것처럼 국내 뷰티 브랜드 또한 유튜브 등 미디어 채널의 크리에이터를 발굴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