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불경기 속 부동산 PF 우발채무 '위험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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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불경기 속 부동산 PF 우발채무 '위험 주의보'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10.14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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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 기조와 안전자산 선호로 부동산 열기 안 식어...‘롯데리츠’ 공모주 청약 흥행
- 증권사 부동산 PF 우발채무 현황 파악 어려워...비수도권 사업장 부실 위험 취약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국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이어져온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자료=SK증권
자료=SK증권

 

▲저금리 기조와 안전자산 선호로 부동산 관심 ‘여전’...증권사도 PF 참여 활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최근 금융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자 부동산과 같은 안전자산 투자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일 코스피 시장 입성을 목전에 둔 롯데리츠의 공모주 청약이 마감되면서 경쟁률이 ‘63.28대 1’로 나타나 최근 투자시장에서 ‘리츠’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청약 결과, 롯데리츠에 몰린 청약 증거금이 약 4조 7610억 원에 달하면서 공모리츠 사상 최대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백화점, 마트, 아울렛 8곳(점포수 기준 10개 점포) 등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부동산투자회사다.

특히, 최근 대형 유통사들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잇달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세일즈 앤 리스백(Sales and lease-back)' 방식 등을 통해 유동화하기 시작하면서 상업용 부동산이 지닌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CBRE 코리아가 지난 7월 발표한 ‘2019년 2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거래 규모는 지난 1분기보다 38% 정도 증가한 4조 3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업무시설(오피스), 대형쇼핑몰,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증권사들도 상업용 부동산 관련 PF 참여가 여전히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불경기가 심화되면서 부동산 업황이 더욱 악화되고 공실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져 시장 경색이 나타나게 되면 증권사들도 재무건전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PF론(Loan) 유동화 발행금액은 12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1조 5000억 원) 대비 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평은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 등에 따른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증권사의 신용보강을 통한 유동화시장 참여가 확대되며 그 규모를 일정 수준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NH투자증권
자료=NH투자증권

 

▲증권사 부동산 PF 우발채무 현황 파악 어려워...비수도권 사업장 부실 위험 취약

한편, 대다수의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 규모를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어서 리스크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4일 "차주의 대출원리금 연체가 3개월이 지나 부실여신으로 분류한다"며 300억 원 규모의 부실(무수익) 여신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서 “담보신탁 1순위 수익권 근질권(감정가 745억 원)과 담보신탁 2순위 수익권 근질권 2건(감정가 145억원)의 부동산 담보와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으로서 회사채 신용등급 A+업체의 자금보충의무를 제공 받고 있다”며 대출원리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규정 제8-64조 제4항과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에 따르면, 거래처별로 종합금융회사의 직전 분기말 현재 자기자본의 100분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무수익채권(‘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된 채권의 합계액)이 발생한 경우 수시공시를 하게 돼 있다.

대형 증권사뿐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신용공여를 통한 PF 우발채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부동산 시장 경색이 급속하게 이뤄질 경우 PF 부실로 인한 증권사들의 피해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의 경우 우량 사업장 위주로 선순위 참여가 많은 편이고, 충분한 경험치와 전문인력 등을 갖춰 리스크 대응이 양호한 편”이라며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리스크 관리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수도권 등 비우량 사업장에 후순위로 참여하는 등 사업장 부실 위험에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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