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가 지금처럼 계속되면) 2050년 해수면은 지금보다 110cm 높아진다. 10억 명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부산과 인천 등도 안전하지 않다. 침수피해가 잦을 것이다”
모나코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제51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회원국들은 25일(현지 시각) ‘해양과 빙권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해양과 극지방, 산악지역에 거주하는 10억 명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세계 해수 온도 상승과 빠르기 녹고 있는 빙하 등 해양에서 발생하는 기후변화 영향을 받지 않을 곳은 없다. 해양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으로 악화되고 2050년까지 10억 명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IPCC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획기적 전환을 통해 기후가 안정화되더라도 바다와 빙하 지역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환경변화를 멈출 수도, 돌이킬 수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 측은 “온실가스의 획기적 감축을 통해서만 최악의 위기를 피할 수 있다”며 “목표한 만큼 온실가스가 감축되면 인간과 자연은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생태계가 보호되고 재생되면, 자연은 인간의 삶을 지탱하고 인간이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3일 뉴욕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 직후 발표돼 다시 한번 강력한 기후행동 시급성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UN사무총장은 “이번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온실가스 다배출 국가들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강력하고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했다”며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1.5도 상승(산업화 이전보다) 목표 달성에 부합하는 전 세계 기후행동은 여전히 어려운 숙제”라고 말했다.
스티븐 코닐리우스 WWF 기후변화 수석고문 박사는 “과학적 사실은 정치적 성향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다”며 “인류가 안고 있는 기후변화 위협 수준을 고려하면 전 세계 지도자들은 우리의 행성, 지구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혜진 WWF 한국본부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팀장도 “1.5도 목표에 맞춰 2020년 제출할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사회 전체에 획기적 전환을 위한 정책 도입과 투자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IPCC의 ‘해양과 빙권 특별보고서’는 유례없는 그린란드와 남극지역의 빙하 녹는 속도와 함께 해수면이 높아져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두현 WWF 한국본부 해양보전팀 차장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온 상승, 해양 산성화, 갯녹음 현상 등의 급격한 해양환경 변화로 해양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반도 남쪽 지방에서는 드물게 보이던 독성 해파리와 예전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열대성 어종들이 출현하는 등 아열대 기후의 특징을 보인다. 한반도 연근해에 서식하던 한류성 어종들이 점차 북상하면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박 차장은 “이러한 변화가 1인당 수산물 섭취량 세계 1위, 세계 5대 원양대국, 10대 수산물 수입국일 정도로 수산물에 대한 산업과 식량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불러올 것”이라며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침수는 그 빈도와 강도가 점점 강해져 몇 년 내 부산과 인천 등 연안에 있는 대도시에 실제 침수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