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김상조,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긴급 회동…일본 수출규제 논의 '신동빈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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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김상조,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긴급 회동…일본 수출규제 논의 '신동빈 불참'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7.07 1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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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외경제상황 불확실성 의견교환, 향후 긴밀소통"…내용·장소·대상 함구

보안 고려, 청와대에서 만난 듯…5대그룹 면담 추진하다 이재용·신동빈 불참 '일본 출장'

문 대통령, 10일 청와대서 30대 그룹 총수 만나

한국 경제의 두 컨트롤타워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휴일인 7일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규제 대책 논의를 위해 주요 기업 총수들을 면담했다.

다만 청와대와 정부는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만났는지는 물론 면담 장소와 오간 대화 내용 등에 대해선 철저하게 함구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은 오늘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대외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향후 적극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날 만남 대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3개 대기업 총수다.

당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포함한 5대 그룹 총수를 만나는 방안이 고려됐지만, 신 회장은 해외 출장 등 일정으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좌로부터 구광모 LG 대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 부회장은 지난 4일 방한한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 상당한 의견을 주고받았고, 이날은 일본 경제인과 만나 돌파구를 찾고자 급거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날 만남 방식은 그룹 총수를 한꺼번에 보지 않고 차례로 면담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장소도 보안을 고려해 청와대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홍 부총리와 김 실장은 대기업 총수들로부터 일본의 수출규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정부의 대응 기조를 설명한 동시에 기업별 구체적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사안이 상대가 있다는 점에서 관련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기로 하는 등 신중 대응 모드를 유지했다.

이런 신중한 기조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일본산 소재부품의 국산화에 대한 집중 지원 등 이미 공개된 정부 대응에 더해 이번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전술이 공개되는 게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찬을 위해 회동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 실장은 지난 4일 한 방송에서 "'상승작용'을 원하는 아베 총리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저희가 준비한 것을 자세하게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을 '게임이론'에 따르면 상대에게 패를 다 보여주는 것이어서 일본을 상대로 한 협상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 조치에 영향을 받는 대기업이 정부 대응기조에 보조를 맞추는 것과 별개로 일본 기업과 거래하는 현실을 감안해 이날 면담 내용이 공개될 경우 사안을 타개하려는 기업의 자체 역할이 제한되는 등의 영향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날 면담을 뒤로하고 일본행을 결정한 것도 그간의 대일(對日) 연결선을 통한 자체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이 기업 총수를 만나는 등 문제 해결 노력을 가속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이번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설 단계는 아직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사안이 불거진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관련 언급이 아직 공개되지 않는 등 메시지 관리를 하는 것도 이런 차원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8일 오후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는 문 대통령의 입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기업 면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10일에는 청와대에서 30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의 주제 역시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국내 기업의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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