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사회적 책임투자에 앞장서는 '착한' 기업들
상태바
[창간기획] 사회적 책임투자에 앞장서는 '착한' 기업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9.05.15 0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서도 사회적 책임투자 관심 고조...일부 기업들 선제적인 행보 보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최근 사회적 책임투자(SRI)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금융권 기업들은 이 분야에서 이미 선제적인 행보를 보이며 '착한 기업'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4천억 원 규모 지속가능채권 발행...지난해에 이어 총 1조 원 규모 ESG 채권 발행

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은 지난 13일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4천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을 발행했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녹색채권과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소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사회적 채권을 결합한 채권으로 통상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채권으로 분류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기조가 확산되고,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ESG 채권 발행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작년 국내 최초 원화 녹색채권 3천억 원과 사회적채권 3천억 원을 발행한 데 이어서 올해 원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이로써 산업은행은 총 1조 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금융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국내 ESG 채권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이번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재원은 국제지침에 맞게 재생에너지, 일자리 창출 등 친환경 사업과 사회문제 해소 사업을 위해 사용하고, 관련 내용을 산업은행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이번 원화 지속가능채권 발행이 국내 ESG채권 시장을 활성화하고 환경·사회적 책임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책임투자에 관한 발행자와 투자자 모두의 관심을 제고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산업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2016년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의 국내 첫 이행기구로서 인증받았으며,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환경·사회 위험관리정책을 내규에 반영하여 지원 사업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환경기준을 준수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도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경제·환경·사회의 균형 성장을 추구하는 지속가능 금융을 실천함으로써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이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왼쪽에서 다섯 번째)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왼쪽에서 네 번째)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사진=우리카드)

▲우리카드, 국내 여전사 최초 사회적 채권 발행 성공

우리카드(대표 정원재)는 지난 4월 국내 여신전문금융사 최초로 1천억 원 규모의 원화 사회적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사회적 채권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자금조달용 특수목적 채권으로 엄격한 국제 인증절차를 거쳐 외부기관으로부터 검증보고서를 취득해야만 발행할 수 있다.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카드결제대금 지급을 위해서 사용될 예정이다.

우리카드는 국제자본시장협회(ICMA)가 제정한 관련 가이드라인인 ‘사회적 채권 기준(Social Bond Principle, June 2018)’에 부합하는 내부 관리 체계를 구축해 해당 기관으로부터 검증보고서를 취득했다. 확보한 재원은 국제지침에 맞게 자영업자 및 사회취약 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에 한해 사용할 계획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투자에 대한 관심 제고를 통해 사회적 채권시장을 활성화 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에도 사회문제 해결과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 다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대표

▲현대캐피탈, 3천억 원 규모 원화 그린본드 발행

현대캐피탈(대표 정태영)는 지난달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년에서 10년 만기의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발행액은 총 3천억 원으로 국내에서 발행한 원화 그린본드 중 최대 규모 수준이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와 수소차,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 차량의 할부금융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발행한 그린본드는 발행자금을 환경개선과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목적을 제한했다. 글로벌 그린본드 시장은 지난해 발행 규모가 2015년 대비 약 3.5배 증가할 정도로 양적으로 성장했다. 또한 발행기관이나 투자자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은 은행과 공기업이 발행한 3건이 전부로 아직 초기 단계다.

이러한 국내 채권 시장에서 장기물 중심의 대규모 그린본드 발행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현대캐피탈은 적극적인 IR 활동을 통해 사회적 책임투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친환경차 비전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2016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글로벌 그린본드를 발행한 현대캐피탈은 이번 원화 그린본드 발행까지 성공하면서 대표적인 그린본드 발행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미래에셋대우, 세계 최초 美 달러화 SRI·선순위채 동시 발행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는 지난 4월 전 세계 증권사 최초로 해외 공모 미국 달러화 3년 사회적 책임투자 채권과 5년 선순위채 동시 발행에 성공했다. 이번에 발행한 해외 공모채는 총 6억 달러 규모로 3년, 5년 두 개의 만기 구조(Dual-Tranche)로 발행됐으며, 이 중 3년 물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증권사 최초로 발행된 사회적책임투자 채권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11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해외 공모채(3년만기)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데 이어 이번에도 3년, 5년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단기간 내 일드커브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계 해외채권 중 SRI 트랜치와 일반 선순위 트랜치의 동시 발행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와 유럽 투자자들로부터의 반응이 뜨거웠다. 총 254개 기관이 발행 물량 6억 달러 대비 약 7배에 가까운 40억 달러 규모의 주문을 내며 견조한 투자 수요를 이끌어냈다. 최종 수요는 3년 물과 5년 물 각각 17억 5000만 달러, 22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흥행에 힘입어 최종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최초 제시된 금리보다 3년 물 25bp, 5년 물 27.5bp 낮춘 각각 95bp, 112.5bp로 확정했다. 쿠폰(Coupon) 금리는 3년 물 3.125%, 5년 물 3.375%다. 

이번 발행이 업계에서 가격과 투자자 분포 모두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향후 동종업계 한국물 해외 공모채 발행의 벤츠마크를 수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건물 투자, 중소기업 지원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택 공급사업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태우 KTB자산운용 대표

▲KTB자산운용, ESG 우수기업 집중 투자 펀드 출시

KTB자산운용(대표 김태우)은 지난 3월 KTB투자증권을 통해 ESG 우수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사회적 책임투자 펀드 ‘KTB지배구조1등주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전통적인 재무분석 외에 ESG부문이 우수한 국내 성장주 및 가치주에 70% 이상 투자한다. 30%는 적극적인 주주관여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종목에 투자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ESG전문 분석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리서치를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투자기업의 지배구조를 정밀 분석하고, 회사 경영진 미팅 및 IR, 의결권 행사, 주주제안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기업가치 향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TB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투자대상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중장기적인 가치향상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이 펀드에도 50억 원의 시딩 자금을 투자해 운용사로서 사회적 책임투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방침이다.

이 펀드의 운용을 맡은 주식운용본부 양승후 팀장은 “국내 상장기업들의 배당성향은 글로벌 최하위권으로 사회책임투자 확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최근 주요 연기금의 사회책임투자 비중 확대 정책을 볼 때 국내 시장에서 성장성도 높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