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채용을 도입한 기업 2곳 중 1곳은 지금 수준의 블라인드채용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다수의 기업이 차별적 편견요소를 배제하고 직무능력 중심으로 채용한다는 블라인드채용의 도입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코리아(대표 윤병준)가 직원수 100명 이상 기업의 인사담당자 4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문재인정부는 탈(脫)스펙,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을 하겠다는 취지의 블라인드채용을 핵심 일자리 정책으로 삼고 지난해 7월부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블라인드채용을 확산시켜 온 바 있다. 잡코리아는 블라인드채용이 확산된 지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블라인드채용의 취지에 인사담당자들이 얼마나 동의하고 있는지를 질문했다.
질문 결과 100인 이상 기업 인사담당자의 54.1%가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밝힌 가운데 20.0%가 ‘매우 동의한다’고 답하는 등 인사담당자 10명 중 7명이 블라인드채용의 도입 취지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다’는 15.9%,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9.9%의 응답을 보였다.
하지만 실제 블라인드채용의 도입 비중은 이보다 낮았다. 잡코리아 설문에 참여한 인사담당자 중 42.6%가 ‘블라인드채용을 도입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경력/신입 등 일부 사원 또는 일부 직무를 대상으로 부분 도입’했다는 응답이 38.9%로 나타났다. ‘전 직무, 전 사원 대상 도입’은 18.4%로 보다 낮았다.
잡코리아는 특히 블라인드채용에 대한 동의 정도가 곧바로 도입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동의 여부에 따라 응답을 분석한 결과 ‘블라인드채용 취지에 동의한다’고 답한 기업 중 약 13%가 이를 ‘도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블라인드채용을 일부 또는 전체 도입한 기업 중 18%는 ‘취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기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실제로 블라인드채용을 도입한 기업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잡코리아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채용과정·절차 ▲채용결과 ▲채용직원의 조기 퇴사율 등 세 가지 항목에 대한 기업들의 만족도를 물었다.
질문 결과 블라인드채용 도입 후 기업들이 가장 만족을 보이는 항목은 채용결과로, 기업 48.6%가 ‘도입 후 직무적합성, 조직적응력 등 채용결과가 이전보다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이전과 크게 다르다고 느끼지 않는다’는 26.9%, ‘학벌이나 스펙 등 이전에 비해 채용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24.5%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채용과정과 조기퇴사 빈도에 대한 만족도는 도입 이전과 이후의 만족 여부에 대한 응답이 분분했다.
블라인드채용을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도입 기업의 48.2%가 ‘지금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 답했다. ‘확대 적용할 것’이란 응답도 27.3%로 비교적 높았다. 반면 18.1%는 ‘지금보다 축소할 것’이라 밝혔으며, ‘도입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란 응답도 6.4%를 차지했다.
한편 아직 블라인드채용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 중 향후 도입을 계획 중인 곳은 약 37%였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30.8%가 ‘부분 적용’을, 5.9%가 ‘전체 적용’을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박정배 기자 po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