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이혼으로 재산을 은닉하고 호화생활을 하거나 고액의 미술품 거래를 중개하며 본인 소유의 미술품을 친인척이 운영하는 미술품중개사업장 등에 은닉하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고액의 세금을 체납한 상습체납자 2만1403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국세청은 11일 '17년 고액·상습체납자 2만1403명(개인 1만5027명, 법인 6376업체)의 명단을 국세청 누리집과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총 체납액은 11조 4697억원, 개인 최고액은 447억원, 법인 최고액은 526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명단 공개 기준금액이 체납 3억원에서 2억원 이상으로 강화돼 공개 인원은 4748명 늘었으나 공개금액은 1조8321억원 감소했다.
개인의 경우 지역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이, 체납액 규모는 2억원~5억원 구간, 연령은 50~60대가 가장 많았다. 공개인원의 61.9%가 50~60대로 체납액의 61.0%를 차지했고, 개인 최고액은 447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지역이 공개 인원의 62,9%, 체납액의 65.6%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세금을 체납한 사람은 유지양 전 효자건설 회장 외 5명으로 상속세 등 447억원을 체납했고, 신동진 전 이프 실대표자가 증여세 등 392억원을 체납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양도소득세 등 369억원을 체납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김학규 전 이프 대표(명의상)가 316억원, 김광진 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회장이 증여세 등 239억원을 체납해 고액 상습체납자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한광선 전 제이콤 대표(117억원), 이상일 주식회사 대교스틸 대표(116억원) 등이 10위 안에 포함됐다.
고액체납 법인의 소재지 역시 수도권이 전체의 66.9%, 체납액의 68.2%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건설, 제조 업종이 공개인원의 55.1%, 체납액의 52.5%에 달했다.
박성인 대표의 건설업체 코레드하우징이 근로소득세 등 526억원을 체납해 법인 중 가장 높은 체납액을 기록했고, 부동산 임대업이 주인 명지학원이 법인세 등 149억원을, 석고, 석회성 등 광업회사 장자가 법인세 등 142억원을 체납해 각각 2, 3위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풍한금속공업(138억원), 주양산업(122억원), 대교스틸(116억원), 앤코래(110억원), 제이아이케이솔루션(96억원), 아이지일렉콤(89억원), 천기자원(87억원) 등이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국세청은 "명단 공개 대상자 등 고액 상습 체납자에 대해서는 재산 추적 전담조직 운영을 통해 추적조사를 강화하고 고의적인 재산은닉 체납자에 대해 지방청 체납자재산추적과에서 형사고발 및 출국규제 등 강력하게 대응해 올해 10월까지 약 1조6000억원을 현금징수하거나 조세채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국세청은 조세정의 확립을 위해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