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4차산업혁명에 대응을 표방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오는 11월 20일(월)부터 26일(일)까지 6박 7일간의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독일 노조와 정부의 사례를 통해 4차 산업혁명식대 고용안정과 양질의 일자리 확대 방안을 모색한다.
4차 산업혁명의 높은 파고 속에서 노조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고 노동의 관점에서 대응하지 않는다면 실업, 양극화 등으로 사회적 갈등과 비용이 초래되고, 결국 4차 산업혁명은 실패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는게 노총측의 설명.
한국노총에 따르면 독일 노조는 정부의 산업 4.0에 적극 참여해 정책적 개입을 통해 기술혁신이 자본의 이윤 추구의 도구로만 사용되지 않고 노동의 인간화와 결합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일의 산업 4.0은 사회적으로 조절된 공동체적 프로젝트로 발전하고 있으며, 더불어 노조의 사회적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노조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정부의 노동배제적 산업정책과 노동정책, 기업의 노조 기피적 성향으로 노조가 참여하여 정책적 개입을 하거나 사회적 대화나 단체협상을 활성화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게 노총의 입장이다.
노동존중사회를 만들겠다는 현 정부 역시 적어도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있어서만큼은 과거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판단한다.
한국노총은 정부가 추진중인 ‘4차 산업혁명위원회’에 노동은 배제되어 있고, 노동의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 4.0 위원회’ 구성은 한국노총의 거듭된 요청에도 대답 없는 메아리에 그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독일 연방노동사회부, 독일통합서비스노조, 에버트재단 본부, 독일노총, 독일금속노조를 방문하고, ▲디지털화와 산업 4.0 ▲노동 4.0과 사회적대화 ▲고용형태 다변화와 노동조합 조직화에 대한 독일의 사례를 통해 한국적 상황에 맞는 한국형 노동 4.0을 설계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총고용의 감소 등 노동의 양적인 문제와 플랫폼 노동을 비롯한 불안정한 비정형 노동의 증가 등 노동의 질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이는 교육, 주거, 의료, 조세, 사회안전망 등 사회적 혁신이 동반되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한국노총이 제안한 새로운 사회적 대화체계인 8자회의가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익재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