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천동·대구 범어동 등 허가 완료 후 자금조달 지연 사업장 주목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정부가 주택 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지원 규모를 47조8000억원+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인허가를 마치고도 자금조달 문제로 착공하지 못했던 사업장들이 다시 움직일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8·13 주택대책'을 통해 주택 공급 관련 PF 보증·정상화 자금을 기존 26조3000억원에서 47조8000억원+α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HUG·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PF 공적보증은 올해 23조원, 2027년 33조원, 2028년 30조원으로 늘어난다. 향후 3년간 연평균 28조7000억원으로 최근 3년 평균 13조1000억원의 약 2.2배다.
특히 정부는 향후 5년 가운데 주택 착공 예정 물량이 24만9000가구로 가장 적은 2027년에 PF 보증을 집중한다. 단순히 부실 PF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성이 있지만 자금조달이 막혀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을 본PF로 전환해 주택 공급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취지다.
실제 금융권에는 인허가까지 마쳤지만 착공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 사업장이 적지 않다. (사)한국부동산마케팅협회가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토대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매각 추진 PF 사업장 265곳 가운데 208곳이 착공 전 단계였고, 155곳은 이미 인허가를 받은 상태였다. 전체 사업장 가운데 주거시설도 140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대표적으로 부산 동래구 온천동 142번지 일원 아파트 사업은 정부 금융지원 효과를 살펴볼 수 있는 사례다. 해당 사업장은 약 2855㎡ 규모로 인허가를 마쳤지만 아직 착공하지 못했다. 공개된 PF 사업장 현황에는 HF 보증을 통한 건설자금 지원과 본PF 접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금융주관사인 IM증권의 원금 일부 상환 요구로 PF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기재돼 있다. 감정평가액은 약 514억원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1801 일원 아파트 사업도 비슷하다. 약 6279㎡ 규모 부지에 추진되는 이 사업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본PF로 전환하지 못해 착공 전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감정평가액은 약 474억원이다. 범어동은 대구에서도 주택 수요와 가격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인 만큼 사업 자체의 입지보다 자금조달 구조가 정상화의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확대하기로 한 PF 지원은 이처럼 사업 인허가를 마치고도 본PF 전환이나 금융조건 조정에 막힌 사업장의 착공을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부실 사업장 정상화를 위한 은행·보험권 PF 신디케이트론도 최대 5조원까지 확대된다. 신디케이트론은 일정 수준의 사업성을 확보하고 소송이나 대주단 분쟁 등 법률적 문제가 없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며, 브리지론 사업장의 경우 토지 매입 완료 여부도 주요 요건이다.
따라서 47조8000억원이라는 금융지원 규모가 그대로 신규 착공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인허가가 끝난 사업장이라도 공사비와 예상 분양가, 시행사 자기자본, 시공사 신용도 등을 다시 심사해야 하고 이미 권리관계나 사업주체 분쟁이 발생한 사업장은 금융지원만으로 정상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대책의 성패는 금융권에 묶여 있는 PF를 얼마나 많이 연장·차환해주느냐보다 실제 착공이 가능한 사업장을 선별해 본PF 전환과 공사 재개까지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인허가 이후 금융단계에서 멈춘 사업장들이 정부 지원 확대를 계기로 실제 착공에 들어가는지가 47조8000억원 규모 PF 대책의 공급 효과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