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마틴, 인력 20% 감축 칼바람…위기 몰린 ‘본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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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스턴마틴, 인력 20% 감축 칼바람…위기 몰린 ‘본드카’
  • 이현성 기자
  • 승인 2026.02.27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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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1% 급감·순손실 9500억원
부채 2조7000억원 육박에 인원 감축
첫 전기차 출시도 2030년 이후로 연기
미국 관세와 중국 판매 감소로 위기에 몰린 애스턴마틴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 애스턴마틴이 전방위적 긴축에 돌입한다. 판매 급감과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 부담 속에 전체 임직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최대 600명을 내보내고, 중장기 투자 계획까지 수정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애스턴마틴이 공개한 2025년 연간 실적은 충격적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21% 급감한 15억9000만달러(약 2조2800억원)에 그쳤고, 순손실은 6억6600만달러(약 9580억원)에 달했다.

이번 구조조정의 핵심은 인력 감축이다. 전체 임직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600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이미 2025년 초에도 전체 인력의 약 5%를 줄인 바 있어, 불과 1년 사이 두 차례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4000만파운드(약 775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에이드리언 홀마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미국 관세와 중국 수요 냉각을 나란히 지목했다. 그는 미국의 관세 정책을 ‘극도로 파괴적’이라고 직격하면서, 중국 시장 역시 수요가 ‘극도로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애스턴마틴은 한 해 판매량이 6000대 안팎에 불과한 소량 생산 브랜드인 만큼, 핵심 시장의 수요 변화에 유독 취약할 수밖에 없다.

재무 구조의 취약성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순부채는 약 14억파운드(약 2조7130억원)에 달하며, 적용 금리도 두 자릿수 수준이다. 이자 비용만으로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증발하는 구조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사가 꺼낸 카드도 눈길을 끈다. 포뮬러원(F1) 팀이 네이밍 권리를 로런스 스트롤 회장이 간접 지배하는 AMR GP 홀딩스에 매각하는 구조로 5000만파운드(약 970억원)를 조달했다.

전동화 전략의 후퇴도 불가피해졌다. 기존 20억파운드(약 3조8760억원) 규모였던 5개년 자본지출 계획은 17억파운드(약 3조2950억원)로 축소됐고,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출시 시점은 2030년대 이후로 밀렸다. 

회사는 당분간 판매 대수 확대보다 고수익 모델 중심의 수익성 회복에 방점을 찍을 방침이다. 고마진 하이브리드 슈퍼카 '발할라' 인도 확대와 차세대 플래그십 '뱅퀴시'의 시장 반응이 2026년 하반기 현금흐름 흑자 전환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113년 역사를 자랑하는 애스턴마틴은 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통해 쌓아온 브랜드 헤리티지와 달리, 재무 위기를 반복적으로 겪어온 브랜드이기도 하다. 1970년대 이후만 해도 여러 차례 파산 위기와 매각을 거쳤다. 이번 구조조정이 반등 발판이 될지, 아니면 더 깊은 수렁의 시작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현성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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