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축 BIM 활성화 답보 상태, 글로벌 업계 기준 못 따라가...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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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축 BIM 활성화 답보 상태, 글로벌 업계 기준 못 따라가...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 문홍주 기자
  • 승인 2024.10.29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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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관행과 제도적 한계로 고전하는 한국의 BIM 도입
- 디지털 전환 시대, 한국 건설산업의 BIM 확산 전략은?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한국 건설산업에서 BIM(건축정보모델링) 도입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주택도시분야 BIM 추진현황과 향후 과제' 토론회 현장
'주택도시분야 BIM 추진현황과 향후 과제' 토론회 현장

28일 국회에서 열린 ‘주택도시분야 BIM 추진현황과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BIM의 현주소와 개선방안을 논의하며 그동안 발전이 더딘 이유를 분석했다.

낡은 관행 바꾸지 않으려는 건설 업계, 실망감에 좌절해 떠나는 젊은 전공자들

BIM은 설계, 시공, 운영 단계에서 건축물의 모든 정보를 3D 모델로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이는 건설 과정에서의 설계와 시공을 시각화하고,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글로벌 건설업계에서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건설 프로젝트의 복잡성이 증가하는 현대에서는 건축물의 품질과 안전성을 확보하며 하자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BIM 도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건설업계는 BIM 도입에 미온적으로 나오고 있고, 모델링이 필요할 때는 외주로 넘겨서 일종의 구색 맞추기 용으로 쓰이고 있다. 정부 역시 BIM 도입과 관련해 제도 마련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기존의 낡은 관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건축 허가를 위해 대량의 종이도면을 인쇄해 책 형태로 납품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디지털 파일로 대체할 수 있음에도 이런 비효율적인 업무로 인해 많은 예산과 시간, 노동력과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

한 건축 전문가는 "BIM을 건설 도면과 동일한 지위를 갖도록 하면,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많은 비효율과 오류를 사전에 확인하고 줄일 수 있지만, '그럴 바에야 영업에 더 신경 쓰라'고 일갈 당하는 게 업계의 현실"이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에서 BIM에 대해 배우고 국내 건설 업계에서 일을 시작한 젊은 세대들이 실망과 좌절감을 갖고 업계를 떠나는 일이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정부 주도형 BIM 도입, 민간 부문 확산 이루지 못해

한국의 BIM 도입은 정부 주도형으로 진행되었으나, 민간 부문으로의 확산에 한계가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2010년대 초반부터 공공건설 프로젝트에서 BIM 적용을 의무화했지만, 전체 건설 프로젝트의 소수만이 BIM을 채택하여 산업 전반으로의 확산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김태병 기술안전정책관은 “설계 엔지니어들이 직접 BIM을 수행하지 않고, 전문업체에 대행하는 구조는 문제”라며 공공 부문이 BIM 확산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BIM의 효과적 활용을 저해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표준화 및 인프라 부족이 지적되었다. 한국의 BIM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만, 단계별 설계 및 시공에서 표준 모델 생성이나 BIM 데이터의 체계적 관리에 대한 구체적 지침이 부족하다.

윤석헌 경상대 교수는 “기존의 2D 도면이 BIM 모델과 함께 제출되다 보니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고 오류가 발생한다”며, “도면의 효율적 관리와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인재 양성의 부족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대부분의 설계와 시공 현장에서는 BIM을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여 BIM을 전문 업체에 외주를 주는 경우가 많다.

성균관대 진상윤 교수는 “BIM 도입이 하자를 줄이고 시공 과정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나, 여전히 많은 설계사와 시공사가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대비되는 다른 국가들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는 BIM을 디지털 전환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하며 민간에서도 적극적인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공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민간 프로젝트에서도 BIM이 필수적으로 활용되며, 이를 위한 표준화된 지침과 전문 인력 양성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공공 주도에 의존해 BIM이 전 산업에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2030년까지 건설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기술적 개선과 제도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공공과 민간의 BIM 도입 격차를 줄이고, 기술 인프라 및 교육 체계 개선에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건축분야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BIM 활성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해 BIM 교육 체계 강화, 공공과 민간의 균형적인 도입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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