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T1 13% 달성 하겠다는 우리금융...동양생명 인수까지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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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T1 13% 달성 하겠다는 우리금융...동양생명 인수까지 두 마리 토끼 잡을 수 있을까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8.12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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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CET1 내년까지 최대 13%까지 달성 목표
주주환원율 50%까지 확대할 예정
현재 동양생명과 ABL 생명 패키지 인수 추진 중
두 생명사 M&A시 CET1 후퇴 가능성
"일단 M&A 성사 후 CET1 제고 길게 보는 게 좋아"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자산 건전성을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확대하기 위해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내년까지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자 보험 M&A를 추진하고 있다. M&A는 CET1의 후퇴를 유발하는 만큼 단기간에 두 마리 토끼를 잡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금융이 2025년까지 CET1 12.5%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13%를 초과한다면 총주주환원율 또한 5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CET1은 국제결제은행 BIS의 금융사 건전성 지표 중 하나로 금융사의 보통주자본(분자)을 위험가중자산(분모)으로 나눈 값이다. 비율이 높을수록 자산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분모값인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나거나 분자값인 보통주자본이 줄어들면 CET1은 떨어지게 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의 CET1은 12.03%로 집계돼 금융지주 중 제일 낮았다. KB금융이 13.59%로 제일 높았으며, 이어 신한금융(13.05%), 하나금융(12.79%) 순이다. 금융당국의 권고치가 12%이기에 아직은 우리금융의 자산 건전성이 양호한 편이긴 하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렇듯 자산 건전성 강화를 위한 포부를 천명했으나 걸림돌이 아직 남아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할 것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 26일 두 생명사를 일괄 인수하기 위해 대주주인 다자보험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실사에 착수한 바 있다. 이어 이달 말께 주식매매계약(SPA) 또한 마무리를 지을 예정이다. 거래 대상은 다자보험이 보유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경영권 지분이다. 

문제는 M&A를 성공하면 CET1 비율은 필연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은행 건전성 기준인 바젤III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CET1을 낮추지 않는 선에서 최대 1조9000억원 가량 M&A에 지출을 할 수 있다. 그 이상 지출하면 보통주자본이 줄어들어 CET1 또한 하락하게 된다. 

우리금융 측은 보험사 인수 시 염가 매수 차익이 발생한다면 CET1이 후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염가 매수 차익은 자본비율에 도움되는 부분이 있고 연말에 최종 확정되면 전체 자본 비율이나 배당 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주환원에 사용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동양생명]
[사진=동양생명]

염가 매수 차익은 A기업이 B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지출한 가격이 B기업의 순자산 공정가치보다 낮을 때 A기업이 얻는 회계상 이익을 뜻한다. 현재 다자보험이 청산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염가에 내놓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우리금융은 두 생명사 인수 시 염가 매수 차익을 얻을 수 있지 않을지 기대하는 모습이다. 

염가 매수 차익이 발생하지 않고, M&A에 2조4000억원을 지출한다면 CET1은 현행 12.03%에서 11.58%로 0.45%포인트(p)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염가 매수 차익을 적용한다면 1조9000억원이 아닌 2조4000억원을 지출해도 CET1이 12.03%를 유지할 수 있다.  

내년까지 CET1을 12.5% 이상까지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남는다. 12.5%를 달성하면서 두 생명사까지 품에 안으려면 인수가가 1조3000억원 수준이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다자보험이 급하다 할지라도 이정도의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진 미지수다. 두 생명사의 순자산 공정가치는 자본총계 기준 3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에 다자보험도 최소 2조원의 몸값을 책정한 상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강화를 위해 두 생명사를 인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현재 M&A를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M&A 성사와 자산건전성 제고 중 단기적인 우선순위를 꼽자면 M&A가 앞선다"며 "내년에 CET1이 12.5%가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이를 실현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12.5%를 지키면서 두 생명사를 인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먼저 생명사를 품에 안은 뒤 길게 바라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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