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아의 유럽이야기] '이번 세대엔 글렀어’ 환경운동 자포자기
상태바
[박진아의 유럽이야기] '이번 세대엔 글렀어’ 환경운동 자포자기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4.08.12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환경운동 단체 ‚마지막 세대‘ 오스트리아 지부 해산하기로
- 자해적 활동에도 불구, 정치권과 대중 인식 변화와 대책 못 이끌어 내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8월 6일(오전 8시=오스트리아 시간)  환경운동 단체인 ‚마지막 세대(Last Generation(영어), Letzte Generation(독일어))‘의 오스트리아 지부 단체는 대중을 상대로 한 공식 발표문을 통해서 올해 8월을 끝으로 조직을 해산하고 환경운동 활동을 일체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지막 세대는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폴란드를 중심으로 세계 환경 변화에 대한 대중에게 경고하는 범 유럽 환경 시위 동맹 단체다.

마지막 세대는 그들의 단체명이 시사하듯, 지구의 심각한 환경 변화로 인해 자신들이 지구상에서 생존할 마지막 인류라 믿으며, 환경 변화로 인한 고온 현상으로 매년 전 세계 인구 17만 5,000명이 죽는다고 주장한다.

미술관에 침입해 미술 작품에 오물이나 페이트를 끼 얻고, 콘서트나 행사장에 등장해 행사를 방해하거나, 도심 복잡한 도로를 막아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등 비폭력적 시민 불복종 행위로 시민들의 일상과 편의 활동에 직접 타격을 줌으로써 대중의 시선을 끌고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이슈화하는 방식을 활용해왔다.

이곳 언론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마지막 세대의 활동상은 도심 복잡 구간 도로 한가운데를 막고 앉아 강력 접착제로 손을 도록 표면에 붙인 채로 구호를 외치는 시위 모습이다. 접착제로 아스팔트 도로에 손을 붙이는 일종의 신체 자해 시위 방식을 가리켜서 이곳 사람들은 그들을 ‚접착제파(Klebe Welle)‘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사진 제공: Letze Generation Österreich
사진 제공: Letze Generation Österreich

일반 대중과 시민들의 뇌리에 마지막 세대는 대체로 순조로운 일상을 방해하는 볼썽사납고 성가신 사고뭉치 말성꾼으로 인식돼 있지만, 마지막 세대가 늘 방해적인 시위 만을 했던 것은 아니다. 가령, 기후 변화의 원인인 환경오염에 대처하는 제스처로서 나무와 꽃을 심는 다든가 환경에 관심 있는 정치가나 유명 연예인들과의 담화 행사를 열기도 했다.

마지막 세대 오스트리아 지부 시위 대원들이 활동을 그만두기로 한 이유로 단체가 지난 2년 동안 벌인 열정적 시위 활동에도 불구하고 운동의 성과 부족과 환경 문제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을 꼽았다. 

또, 오스트리아 국민들의 환경 문제에 대한 무관심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현대인들이 과거 화석 연료 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이 안깝고 슬프다고 소감을 표시했다.

한편,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카를 네함머(Karl Nehammer) 오스트리아 총리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서 ‚이 난센스가 드디어 종결돼서 다행’이라고 환영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는 친환경 실천 면에서 청정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오는 대다수 EU 회원국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30년 탄소중립 목표치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지막 세대의 환경 시위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던 터였다.

마지막 세대는 클라이밋 이머전시 펀드(Climate Emergency Fund, 줄여서 CEF)라는 미국 LA 소재 비영리 단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아 활동하는데, 오스트리아 지부 활동 중단 후 활동 예산금은 각종 법률 비용과 벌금 납부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CEF 는 영화감독인 로리 케네디와 게티 가문 재단의 상속녀인 아일린 게티가 2019년에 설립됐으며 CEF 설립자 및 이사회 경영진들이 기부한 개인 후원금을 전 세계 환경운동 단체 조직망으로 전달한다.

마지막 세대 오스트리아 지부 시위자들은 비록 이 나라에서의 환경 운동 시도는 당장 실패한 것으로 보일 테지만 장기적으로 미래 시민 봉기에 씨앗을 심고 정치적 후계자를 탄생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그들의 환경 운동은 끝나지 않았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들이 앞으로 어떤 전략과 방식으로 저항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제까지 그들이 대중의 일상활동을 방해하고 교란시키는 식의 시위 방법은 정치가도 시민들도 반기지 않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