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업계 최고 수준의 고객 원화 예치금 이용료율을 제시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빗썸의 빠른 철회가 금융당국의 개입 영향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거래소)는 은행에 이용자의 예치금을 맡겨야 하는데, 가상자산 거래소의 이용료 지급권한이 명백하지 않기 때문이다. 

빗썸 관계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준수를 위해 추가 검토할 사항이 발견돼 예치금 이용료 연 4% 상향 조정에 관한 안내를 철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 간에 고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수료에 이어 원화 예치금 이용료율에서도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가상자산거래소들이 고객 예치금 이용료율을 두고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였다. 

앞서 업비트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당일 19일 연 1.3%의 이용료율을 공지했다. 

그 후 빗썸이 당일 오후 19시가 넘어서 연 2.0%의 예치금 이용료율을 제시하자, 업비트가 자정을 앞두고 연 1.3%에서 2.1%로 상향 지급하겠다고 재공지했다. 

이에 다시 업비트가 다시 연 2.2%로 이용료율을 올렸고, 뒤이어 코빗도 이용료율을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했다. 

나머지 코인원과 고팍스는 각각 연 1%, 연 1.3%의 예치금 이용료율을 지급한다. 

거래소간의 치열한 이용료율 인상 경쟁 속에 빗썸은 전날 다시 승부수를 띄었다. 빗썸은 23일 5시 경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금융상품 예상 운용수익인 연 2%에 연 2% 를 더해 총 연 4.0%(변동 가능)의 예치금 이용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빗썸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예치금 이용료율을 제시한 것이다. 빗썸은 지난해 4분기에 거래 수수료 무료화 정책을 펼치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으며, 올해 들어 업계 최저 수수료 정책으로 20% 시장 점유율 재돌파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빗썸은 금일 오전 원화 예치금 이용료 상향을 '철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상향 결정을 한지 하루 만에 일이다.  

예치금 이용료 연 4% 상향 조정이 철회되면서 빗썸의 예치금 이용료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연 2.2%로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