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세계관·다양한 모드로 차별점 확보... 모바일 이용자도 잡는다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모태사업’인 게임에 힘을 싣고 있는 NHN이 ‘다키스트 데이즈’를 시작으로 자사의 게임 라인업을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NHN이 해당 게임을 통해 장르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북미 지역을 위시로 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지금껏 NHN 게임 사업의 중추를 담당해 온 것은 웹보드 및 캐주얼 게임다. 올해 1분기의 경우, NHN은 게임을 통해 12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 전분기 대비 9.1% 증가한 수치다. NHN플레이아트의 대표 모바일게임인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가 10주년 이벤트를 통해 분기 최고 매출을 기록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요괴워치 뿌니뿌니’, ‘#콤파스’ 등과 같은 게임들도 두 자리수 성장을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가벼운 게임성을 특징으로 삼는다. 모바일 대전게임을 표방하고 있는 ‘#콤파스’의 경우도 한 판에 소요되는 시간이 3분 내외기 때문에 캐주얼 게임으로 분류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다만 ‘미드코어’ 게임을 통해서는 최근 마땅한 성과를 이룬 경우가 없다. ‘미드코어’는 캐주얼 게임 보다는 깊이가 있으나 MMORPG와 같은 복잡성을 지양하는 성격을 가진 게임을 지칭하는 단어다. 나름 탄탄한 팬층을 자랑하던 ‘크루세이더 퀘스트’의 경우 작년 10월 업데이트가 종료됐다. NHN은 해당 게임의 유통을 맡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NHN은 올해부터 비교적 '묵직한' 게임들을 시장에 내 놓으며 추가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연내 출시가 예정된 '다키스트 데이즈'로 게임 확장의 신호탄을 쏠 것으로 보인다.
김상호 NHN 게임 사업 본부장은 18일 개최된 ‘다키스트 데이즈’ 미디어 시연회 현장에서 “게임 시장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다키스트 데이즈’와 ‘스텔라 판타지’를 필두로 새롭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준비하고 있는 신작 11종들을 통해 게임 사업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보여드리겠다”고 전했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10년 이상 FPS 및 MMOFPS를 개발해 온 나우 스튜디오에서 빚어냈다. 김동선 PD를 비롯해 해당 스튜디오에 적을 둔 곽용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수용 테크니컬 디렉터, 전주형 아트디렉터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오픈월드 슈팅 RPG 게임이다. 극한 상황에 처한 생존자들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사업적인 관점에서, NHN은 이를 통해 회사가 거점으로 삼고 있는 한국과 일본 뿐만 아니라 북미 시장 중심의 글로벌 진출도 노리고 있는 모양새다. 시장 조사 업체 뉴주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PC 게이머들에게 가장 인기를 끈 장르는 슈팅 게임이다. 슈팅 게임에서 나온 매출은 PC 게임 전체 매출의 14.1%에 달한다. 특히 북미 지역은 ‘카운터 스트라이크3’, ‘포트나이트’ 등과 같은 흥행작들을 배출한 슈팅 게임의 ‘본고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중재 NHN 게임사업 실장은 “‘다키스트 데이즈’ 제작을 위해 검증된 제작 인력을 투입한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슈터 장르와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관이 북미 지역에서 선호도가 높은 만큼 해당 권역에서 인정받는 것이 포부다”라고 밝혔다.
NHN이 ‘다키스트 데이즈’를 통해 목표로 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차별점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키스트 데이즈’는 슈팅과 함께 아이템 파밍 및 스킬을 통한 캐릭터 육성 콘텐츠에 중점을 뒀기 때문에 루트 슈터 장르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장르에서는 이미 ‘워프레임’,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같은 게임들이 확고한 팬층을 확대해 둔 상태다. 이와 함께 최근 넥슨게임즈에서 출시한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NHN은 해당 게임의 세계관이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선 NHN 총괄 PD는 “타 게임들은 SF 기반의 하이퍼 슈터에 가까운 한편 ‘다키스트 데이즈’는 현실적인 무대에 기반한 택티컬 슈팅 베이스 게임”이라며 “여기서 나오는 재미가 ‘다키스트 데이즈’의 차별점이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김 PD는 “슈터 장르가 모바일에서 플레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슈터 장르를 즐기는 유저수가 많고 루트 슈터가 모바일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장르라 생각해 색다른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정 사업 실장은 “모바일 화면에서 타격감과 보는 재미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으나 좀비가 이용자에게 호전적으로 달려드는 만큼 근거리 교전이 자주 발생한다”며 “여기서 좀비의 팔 다리가 날아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손 맛이 느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양한 게임 모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의 숙련도에 맞는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 초반에는 PvE 중심의 싱글 월드 ‘샌드크릭’에서 쉘터 건설 및 주민 육성에 집중하는 동시에 좀비를 학살하면서 강해지는 재미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게임에 익숙해진 유저를 위해서 PvP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분쟁 지역을 마련했다. 여기서 얻은 희귀한 자원을 쉘터의 성장 및 아이템 제작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최고 레벨에 도달하면 가장 높은 등급의 자원과 장비를 획득할 수 있는 PvPvE 익스트랙션 모드를 플레이할 수 있다.
NHN은 다가오는 25일 2차 CBT를 통해 ‘다키스트 데이즈’의 만듦새를 끌어 올릴 계획이다. 정 사업실장은 “1차 테스트에서는 기술적인 검증에 중점을 뒀다면 2차 CBT에서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에 대한 검증을 거칠 것”이라며 “협동 디펜스 모드를 비롯해 보스레이드, 분쟁 지역, 탈출 모드까지 모두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놨다”고 전했다. 또한 “테스트를 통해 피드백을 주시면 이를 최대한 반영해서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김 PD 역시 “1차 CBT 때 개발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유저들이 짚어줘서 놀랐다”며 “다양한 의견을 주시면 ‘다키스트 데이즈’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