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도 아프리카 선사로부터 PC선 추가 수주
지난 2008년 이후 호황기 다시 찾아왔다는 평가
다만, 주요 선도국인 대비 1.7년 뒤처진 기술 격차는 숙제
중국에 1위 내준 친환경선 시장 점유율도 극복해야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가 대규모 수주에 힘입어 지난 2008년 이후 다시 호황기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주요 선도국보다 약 1.7년 뒤처진 기술 격차와 친환경선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을 극복하는 것은 숙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은 지난 1일 중동 지역 선사 2개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4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 총 8척의 선박을 2조1577억원에 수주했다.
이로써 한화오션은 올해에만 LNG운반선 16척, VLCC 7척, 암모니아운반선(VLAC) 2척,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 1척, 해양 1기 등 총 27척(기)을 수주했다. 금액으로는 53억3000만달러로 이미 지난해 수주 금액 35억2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삼성중공업 역시 중동지역 선주와 LNG운반선 4척에 대해 1조4380억원 규모의 건조 계약을 맺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총 22척, 49억달러 규모를 수주해 올해 목표 97억달러의 51%를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LNG운반선 19척,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2척, 셔틀탱커 1척 등을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아프리카 선사와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4척에 대해 2667억원 규모 건조계약을 맺었다. LNG운반선 8척, PC선 52척, LPG·암모니아운반선 36척 등 올해 총 116척(해양 1기 포함), 금액으로는 123억5000만달러를 수주하며 6개월 만에 연간 목표 135억달러의 91.5%를 잠정 달성했다.
조선 3사의 이러한 수주 러시에 국내 조선업계가 역대 최대 호황기였던 지난 2008년 이후 다시 호황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호황기 이후 오랫동안 안 좋은 시기를 보내다가 최근 다시 호황을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LNG 운반선 등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 수주에 따른 수혜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해운·조선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 지수가 상승함에 따라 선가도 꾸준히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100으로 지수화한 수치다.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 21일 기준 187.24를 기록했는데, 이는 새롭게 수주한 선박의 가격이 1998년과 비교해 87% 가량 더 높다는 뜻이다. 초호황기였던 지난 2008년 8월 191.51까지 기록한 바 있다.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신조선가 지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같은 호황 속에서도 국내 조선업계의 부족한 기술력에 대해서는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에 따르면, 수소 엔진·풍력 보조 추진·가상훈련·무인 안전운항 시스템 등에서 현재 한국의 기술 수준은 EU와 미국 등 주요 선도국에 비해 약 1.7년 뒤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환경 선박 관련 기술은 선도국인 EU에 비해 2.2년이나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선 시장 점유율에서는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한국의 친환경선 시장 점유율은 2020년 68% 수준에서 지난 1분기 40.6%로 추락했는데 중국은 49.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산업부는 "한국의 조선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역량을 갖추고 있으나 선박 엔진, 화물창 등 일부 핵심기술이 부족하고 기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것이 약점”이라며 “정부가 기업의 투자 애로를 해소하고 선제적으로 규제 완화에 나서는 등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