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입 유저' 유치에 공들이는 중... 한 판 당 소요시간 10분인 '배틀 에이시스'
카겜 국내 퍼블리싱 맡은 '스톰게이트'... '버디봇' 시스템으로 편의성 강화
MMO에 강점 보이는 엔씨소프트... '택탄' 통해 자사 강점과 RTS 조화 시도
[녹색경제신문 = 이지웅 기자]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전성기가 끝났다고 평가받는 RTS 장르를 표방하는 신작들의 개발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개중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게임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RTS(실시간 전략 게임, Real Time Strategy)게임은 200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린 게임 장르다. 대표작으로는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워크래프트’ 시리즈, 웨스트우드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 등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크래프트’가 큰 인기를 끄는 데 성공하면서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게임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스타크래프트’는 2007년까지 전 세계에서 약 950만장 가량의 판매고를 기록했는데, 국내에서만 약 450만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e스포츠의 인기도 대단했다. 2004년 광안리에서 개최된 ’SKY 프로리그 2004’ 결승전은 약 10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현재까지도 아프리카TV 플랫폼을 통해 ‘ASL’(AfreecaTV StarCraft League)와 같은 대회가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을 정도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RTS가 다소 트렌드에 뒤쳐진 게임 장르라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한 판에 소요되는 긴 플레이타임, 복잡한 게임성 등이 높은 진입장벽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오랜 시간 동안 ‘히트작’도 나오지 않았다. 오늘(18일) 기준 스팀 플랫폼 내에서 가장 높은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RTS 게임은 포가튼 엠파이어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2: 결정판’이다. 근 6달 동안 해당 게임의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2만5000명 수준이다. 접속자 수로만 따지면 스팀에 입점된 게임 중 68위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르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경직된 RTS 장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 개발진들이 주축이 된 텐센트 산하의 게임 스튜디오 언캡드게임즈는 지난 7일(미국 현지시간) 진행된 ‘서머 게임 페스트’를 통해 ‘배틀 에이시스’(Battle Aces)를 공개했다. 해당 게임에는 26세기 전쟁의 미래를 배경으로 인류가 제한된 공간과 자원을 활용해 행성들 사이에서 필사적으로 투쟁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언캡드게임즈는 ‘쉬운 게임성’을 ‘배틀 에이시스’의 특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각 경기는 10분으로 제한되며 자동화된 자원 수집과 즉각적인 유닛 생성, 사전 설정 확장 등의 편의성 요소가 들어가 있다.
데이비드 킴 수석 게임 디렉터는 “‘배틀 에이시스’를 통해 실력과 RTS 경험에 상관없이 모든 플레이어가 RTS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중”이라며 “지금까지의 테스트에서 RTS를 처음 접했거나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이 우리 팀이 이전에 작업한 그 어떤 RTS보다 더 빨리 배우고 기술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20년 설립된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 역시 ‘스톰게이트’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해당 스튜디오는 팀 모튼 스타크래프트2 프로덕션 디렉터와 팀 캠벨 워크래프트3 수석 캠페인 디자이너가 각각 대표와 사장으로 재직중인 회사다. ‘스톰게이트’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캠페인과 더불어 협동전, 3대3 경쟁전 등의 콘텐츠가 담겨있다. 인간으로 구성된 ‘뱅가드’ 종족과 외계 종족 ‘인퍼널’, ‘셀레스티얼’ 사이의 각축을 그려낸다.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 또한 편의성 확보를 통해 새로운 유저층들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팀 모튼 대표는 “더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스톰게이트’를 무료로 출시할 것”이라며 “튜토리얼과 함께 클릭 속도가 빠르지 않은 유저를 위해 빌드 구성을 지원하는 ‘버디봇’ 시스템을 ‘스톰게이트’에 탑재할 것”이라 말했다.
‘스톰게이트’의 국내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역시 RTS 장르의 세대교체에 대한 가능성을 엿본 것으로 보인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은 “‘스타크래프트’ 대학 리그가 개최되는 등 최근 MZ 세대들 사이에서도 RTS 게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접근하는 동향을 파악했다”며 “이러한 경향이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의 개발력 및 RTS 장르의 코어 유저층 사이에서 시너지를 낸다면 ‘뉴트로 스톰’이 발생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개발사 중에서는 엔씨소프트가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즈’(이하 택탄)을 통해 장르 팬들을 공략할 계획이다. ‘택탄’은 RTS와 함께 엔씨소프트가 강점을 보이는 MMO 요소가 한 데 녹아 들어간 게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민석 택탄 총괄 디렉터는 “엔씨의 강점인 MMO 기반의 대규모 전쟁 기술력을 RTS 장르에 적용해 다른 전략 게임에서 느껴보지 못한 규모감과 퀄리티를 경험할 수 있도록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며 “다양한 유닛들과 다채로운 월드를 통해 플레이 자체가 재밌는 전략 게임의 진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