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최근 EU가 중국 전기차 덤핑 조사에 들어가며 협조적 업체에는 평균 21%, 비협조적 업체에는 38.1%의 추가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EU의 관세 때문에 실제로 중국 전기차 업체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자동차 전문가들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오히려 '한국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중국 자동차, EU외에도 수출할 수 있는 곳 많아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EU 외의 다른 주요 시장들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렴한 중국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출할 수 있는 나라가 많다는 이야기다.
자동차 전문가는 “중국은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러한 시장들은 EU에서의 관세로 인한 손실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많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미 EU 내에 현지 생산 시설을 설립할 예정이거나 현지 기업들과 합작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했다.
비용 경쟁력면에서도 중국의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기술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관세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은 종료(구매세만 2027년까지 유지)되었지만, 중국 정부가 간접적으로 해당 기업들을 계속 지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서 EU가 비용을 올려도 이를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EU의 친환경 규제에 부합하는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EU가 친환경을 내세워 중국 전기차를 막으려 하면 할수록 이 기준을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든 답을 찾을 것이란 이야기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차이나 위클리 리포트’를 통해 ‘EU의 관세부과가 중국 전기차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로 유럽에서 팔리고 있는 중국차의 매출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U 관세장벽, 오히려 한국에 불리할 수 있어
EU의 관세는 중국차가 아니라 오히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자동차 기업들이 유럽 내에 현지 생산 기지를 설립할 계획을 밝힘에 따라 한국 자동차 기업들도 유럽에 대규모 투자와 운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유럽 내에서 중국과 한국 기업들과의 기술 및 품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문가는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보완책이 될 수 있는 다른 자동차 시장을 찾아야 한다”라며 “최근 현대차의 인도 증권시장 상장 추진이 대표적인데, 기업 공개에 성공하게 되면 현대차의 미래에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현대차는 인도에서 역대급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외신에서는 현대차가 30억달러(약 4조 1670억원)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인도 기업공개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인도의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410만 대였으며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문홍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