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이자이익 의존도 더 높아질까 시중은행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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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추진하는 더불어민주당...이자이익 의존도 더 높아질까 시중은행 발만 '동동'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5.30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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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22대 국회에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추진
3년 간 은행권 약 9800억원 거둬
당국 "전면 면제할 시 오히려 대출금리 오를수도"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줄어들까 우려의 시선 보내

[녹색경제신문 = 강기훈 기자]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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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가 오늘(30일) 개원한 가운데, 압도적인 의석수로 총선에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이 은행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중도상환수수료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나 전면 면제는 옳지 않다는 반응이다. 은행권은 가뜩이나 이자이익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비이자이익이 줄어들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를 합리적으로 부과하기로 당국과 얘기가 된 상태인데 이를 완전히 면제한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22대 국회 첫 민생 법안으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화됨에 따라 고통 받는 차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은행권은 그간 중도상환수수료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둔 바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간 국내 16개 은행이 벌어들인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약 9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간 3000억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 중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이 벌어들인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717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이 1749억원의 수입을 거둬 가장 많았으며, 하나은행(1507억원), 우리은행(1382억원), 신한은행(1349억원), 농협은행(1155억원) 순이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차주가 예정보다 일찍 대출을 상환할 시 은행이 대출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차주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부과하는 비용이다. 중도상환수수료는 통상 상환금액, 수수료율, 대출 잔여일수 등을 고려해 부과된다. 5대 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는 가계대출 기준으로 통상 0.5~1.4% 사이에 분포돼 있다.

당국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추진하는 민주당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나치게 수수료 수준을 제약할 경우 도리어 대출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한국금융연구원이 25일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고찰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도상환수수료를 지나치게 낮추거나 면제할 시, 금융기관과 차주 간 효율적인 계약 체결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권흥진 한국금융 연구위원은 "미국의 경우 주담대 중도상환수수료를 지나치게 제약하는 정책이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 접근성 하락을 야기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이에 금융위원회와 은행권은 중도상환수수료를 전면 면제하는 대신 부분적으로 손보는 데 합의했다. 중도상환수수료를 산정할 때 자금 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비용과 대출 관련 행정·모집 비용만 반영하도록 하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감독규정' 개정안의 개정 절차가 6월 마무리 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늦어도 내년 초에는 개정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은 제1 야당인 민주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은행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으로부터 국민을 상대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만약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된다면 비이자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들의 이자이익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국내은행이 거둔 총이익 중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불과했다.

물론 전년 5.7%와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상승하긴 했으나 수수료 수입은 2022년 5조원에서 2023년 5조1000억원으로 약 1000억원만 늘어났다. 비이자이익이 3조5000억원에서 5조8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 가량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중도상환수수료가 폐지된다면 이자이익 의존도가 재차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홍콩 ELS 사태로 인해 비이자이익인 수수료 수입을 적극 챙기기가 부담스럽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도상환수수료까지 없어진다면 비이자이익은 줄고 차주들은 대출금리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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