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협, "단체 법적 지위 필요" VS 프차협, "소규모 업체 대응 불가"
29일 21대 국회 임기 종료... 개정안 폐기 수순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지난 28일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 및 협의개시의무화 도입'에 대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예상을 깨고 국회 본회의에 최종 상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어긋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 대해 가맹점주 측은 오랫동안 실효성이 없었던 '단체구성권'과 '거래조건 협의요청권'의 법적 지위 부여를 위해 지금이라도 다시 본회의 상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가맹본부 측은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는 해당 개정안의 미상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21대 국회의 임기가 29일로 종료돼, 해당 개정안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2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결국 상정되지 않은 것에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양측이 연달아 엇갈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9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이하 전가협)는 오후 3시 20분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사업법 개정안 무산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가협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부의되며 상생협의권의 도입을 기대했으나 김진표 국회의장의 갑작스런 여야 합의 요구로 무산돼 절망에 휩싸였다"며 "지난 19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계속해 발의된 해당 법안에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주장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전가협은 "지난 2013년 가맹사업법에 단체구성권과 거래조건 협의요청권이 들어온 이후 10여 년 동안 분쟁을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자 단체를 구성해 본부에 협의를 요청했다"며 "그러나 가맹본부는 점주명단을 요구하며 단체 정체성을 부인하고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전가협은 국회에 오늘(29일) 본회의를 열어 가맹점주 상생협의권을 처리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가협은 29일 <녹색경제신문>에 "기존 협의요청권의 경우 가맹점주 측이 협의를 요청해도 가맹본부가 법적으로 응할 필요가 없다 보니 긴 시간 동안 실효성이 없었다"며 "이에 가맹점사업자단체 등록제 도입을 통해 법적 지위를 부여하고, 구체적인 단체의 정수 등은 시행령을 통해서 조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전가협은 본회의 직후인 지난 28일 논평을 통해 김진표 국회의장의 안건 미상정에 대해 한차례 규탄의 입장을 발표한 상황이다.
반면, 지난 28일 가맹본부들의 연합단체인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프랜차이즈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최종적으로 상정되지 않은 것에 환영의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이번 개정안은 절차면에서 상임위 법안소위와 법사위를 건너뛰는 등 일방적인 파행을 거듭했다"며 "본회의 통과시 의회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해당 개정안에 대해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가맹사업법 개정을 반대하는 결의 대회를 개최하는 등 꾸준히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소규모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주 단체가 본사에 무리한 협의를 요청해도 대응할 방안이 없는 등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편, 야권의 해당 개정안 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에 지난 28일 본회의에서 상정될 것으로 관측됐으나, 미상정돼 관련 업계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해당 개정안은 개별사업자인 가맹점주 단체를 노동조합과 같은 단체로 인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가맹점주 단체가 거래조건 변경 등의 협의 요청을 할 경우 가맹본부가 이에 반드시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협의를 거부할 경우 시정조치 및 과징금 등의 제재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21대 국회의 임기가 29일 종료되며 해당 개정안은 폐기 수순을 밟게 됐지만, 가맹점주 측의 요구에 관련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