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분식회계 논란으로 과징금과 대표이사 해임 조치 통보를 받은 가운데, 다음달로 예정된 금융당국 제재 결과에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자이자 IPO 주관사인 두 증권사가 2021년부터 준비한 IPO가 금융당국 제재 처분에 따라 무기한 연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지금으로선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이어 “아직 금융당국 제재 여부가 결정 나지 않았고, 결론이 나더라도 해당 결과가 IPO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기 때문” 이라며 “따라서 아직은 지분 매각을 고려하기 애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 대신증권 관계자는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크레디트스위스, 모건스탠리, 씨티증권과 함께 카카오모빌리티의 IPO 주관사로 선정됐다. 

또한, 16일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오릭스PE와 컨소시엄 형태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35%를 보유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2022년 5월 주당 약 3만원 수준에 16만1000주 가량의 구주를 한국투자증권이 속해 있는 컨소시엄으로부터 매입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 IPO가 장기화되자 주관사이자 투자자인 두 증권사의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은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모빌리티가 공모가를 높이려는 의도로 분식회계를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과징금 90억과 대표이사 해임 조치를 사전 통보했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택시 사업을 하며 수수료 수익 계상을 하는 과정에서 매출을 부풀리기 위한 ‘고의적 회계 부정’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사업을 하며 택시로부터 운임 수수료 20%를 수취하고 광고 등의 대가로 16~17%를 돌려줬는데, 매출 계상시 총액법에 따라 20% 전체를 매출로 계상했다. 이에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총액법을 채택한 것은 상장을 앞두고 매출액을 부풀려 공모가를 높이려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금감원의 판단에 따라 직전 3개년 재무제표에 순액법을 적용·승인했고, 그 결과 지난 4년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은 1조 원 넘게 증발했다. 

금융감독원은 고의성을 입증할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제재 수위는 다음달 5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난달 금융감독원 감리위원회에서 학계 출신 전문위원들을 중심으로 고의적 회계 부정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개진되며 중과실과 고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감리위원회 의견은 의결기구인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최종 판단 시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고의성 여부와 관련 처분이 금융당국의 주장대로 확정된다면, 3년 이상 추진해 온 카카오모빌리티 IPO가 무기한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금융위원회 감리위원회에서 고의성 여부에 대한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도 이처럼 ‘사전에 이슈가 될 법한 내용임을 인지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금융당국이 고의성을 주장한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