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생태계 내 ‘역차별’ 두고 논박 심화
‘플랫폼법’ 중국 업체 '역차별' 심화할 것이란 전망 제기 돼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착수한 가운데, 이커머스 업계 내에서 ‘역차별’을 두고 논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법(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이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역차별’ 규제와 모순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온·오프라인 시장을 통틀어 지배적 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중국 플랫폼들이 규제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조건의 플랫폼법이 시행된다면 해외 업체들의 ‘역차별’ 문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이 최근 떠오른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의 ‘역차별’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플랫폼법의 규제 방향을 발표했다. 하지만 업계와 미국 등의 반발로 현재까지도 플랫폼법의 구체적인 법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주된 골자는 거대 플랫폼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하고 지속적으로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플랫폼법’의 입법과 관련해 반발이 나오는 이유는 ‘지배적 사업자’ 선정에서 모호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의 경우 오프라인 유통업계와 별도의 시장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배적 사업자’를 선정할 때 온·오프라인을 한데 묶어야할지의 여부가 논의의 대상이다.
특히 일각에선 ‘플랫폼법’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역행’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플랫폼법’이 시행될 경우 최근 불거진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의 ‘역차별’ 문제가 재발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앞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업계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이들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역차별’ 문제가 한차례 불거졌다.
이에 현재 공정위는 해외 이커머스 업체들의 국내 진출과 관련한 실태조사에 나선 상태이며, 정부의 각 부처도 이와 관련한 규제를 강화했다.
그런데 ‘플랫폼법’이 시행되고, 온·오프라인 시장을 통합해 ‘지배적 사업자’를 선정하게 되면 시장 점유율이 낮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다시 규제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3일 <녹색경제신문>에 “플랫폼법이 시행될 경우 시장점유율로 따져봤을 땐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지배적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며 “최근 역차별 문제가 제기되면서 공정위가 실태조사를 막 착수했는데, 이후 국내 사업자들만 ‘지배적 사업자’로 구분돼 강화된 규제아래 놓인다면 ‘역차별’ 문제는 다시 또 생겨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역차별’ 규제에 따라 최근 알리, 테무, 쉬인은 모두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3사의 한국 본사는 모두 서울에 위치하며, 대표는 모두 중국인이 맡았다.
서영광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