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먹방 트렌드' 고려해 점보 제품 출시... '먹방' 열기 식지 않아 인기 지속돼
'일회성'·'유행성'·'재미' 소비...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
'점보' 유행을 선도한 팔도점보도시락이 출시된 지 10개월 가까이 지났지만 점보 열풍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가 계속해 '점보'·'대빵'·'슈퍼' 사이즈의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해당 제품의 출시도 '먹방 트렌드' 때문이었지만, 인기 지속 비결도 '먹방 트렌드'에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빅사이즈' 제품이 조장하는 유행성 소비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먹방 트렌드'에 힘입어 출시된 '점보' 제품… 인기 지속 비결도 '먹방 트렌드'
19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점보·대왕·대빵 등 '빅사이즈' 제품의 출시와 인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SPC삼립은 지난달 '크림빵' 출시 60주년을 맞아 원제품 대비 사이즈를 6.6배 키운 '크림대빵'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한정판으로 출시돼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2배가량의 가격에 거래되는 등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CU편의점을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각각 지난 7일과 10일 삼각김밥 4개를 합친 양의 '슈퍼라지킹 삼각김밥'과 일반 핫도그의 2.5배 크기인 '자이언트 핫도그'를 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슈퍼라지킹 삼각김밥은 출시 첫날 5000개가 판매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빅사이즈' 제품의 유행은 지난해 5월 GS25가 팔도의 지식재산권(IP)를 확보해 출시한 '점보 도시락'으로부터 시작됐다. '점보 도시락'은 '팔도 도시락'을 8.5배 키운 대용량 컵라면이다. 해당 제품은 5만 개 한정 수량이 3일 만에 완판되고 관련 '먹방' 영상이 쏟아지는 등 대용량 '열풍'의 시초가 됐다.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점보라면 시리즈(팔도점보도시락·공간춘쟁반짬짜면·오모리점보도시락)를 낸 GS25는 '점보' 상품 출시 배경에 대해 '먹방 트렌드'를 고려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GS25 관계자는 19일 <녹색경제신문>에 "그동안 대용량 라면 먹방은 '봉지라면'을 중심으로 이뤄졌었는데 '점보 용기면' 먹방도 재밌겠다는 생각에 팔도점보도시락을 창안하게 됐다"며 "용기의 내구성 등을 고민했을 때 사각 용기가 적합하겠다는 판단에 '팔도'의 IP를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GS25 측은 '빅사이즈' 제품의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먹방 영상'의 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S25 관계자는 19일 <녹색경제신문>에 "팔도점보도시락이 출시된지 반년이 지났지만 관련 영상이 계속 올라오며 지속적으로 바이럴이 재생산되고 있다"며 "초기에는 신기한 상품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올라왔다면, 요즘은 캠핑·회사점심거리 등 팔도점보도시락에 대한 다양한 활용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된 영상 업로드로 새로운 고객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객층이 넓어지다보니 다른 유통사에서도 수요에 반응해 대용량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슈퍼라지킹 삼각김밥을 출시한 BGF리테일은 '빅사이즈' 상품의 인기가 신제품 개발을 활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19일 <녹색경제신문>에 "단지 상품을 먹거리 등의 본 목적으로 소비하는 것보다 상품을 통해 '경험'과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층을 위주로 '빅사이즈' 제품이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며 "이러한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빅사이즈'가 아닌 제품에도 '스토리텔링' 등 재미 요소를 부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빅사이즈' 제품의 경우 용량이 많아 일상적으로 구매하는 제품이 아니다"라며 "슈퍼라지킹 삼각김밥의 내용물에 '속포장'을 추가하는 등 식품이 낭비되지 않을 수 있도록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점보' 제품 유행성 소비 조장… 건강·환경에 악영향
한편, 일각에서는 '빅사이즈' 제품이 조장하는 일회성 소비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먹방 챌린지' 등을 유도하는 대용량 제품이 일시적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는 하지만 재구매를 유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대식 먹방'에 피로를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지난 2022년 '소식 마케팅'이 각광받기도 했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이 '재미'로 소비되는 트렌드가 자리 잡으며 음식을 낭비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이러한 유행을 좇는 '유행성 식습관'은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며 유통업계의 '소용량·소포장' 제품은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반면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식 트렌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9일 <녹색경제신문>에 "트렌드는 계속해 변화하다 보니 소식 트렌드가 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미용·다이어트·건강 등의 이유로 소식 트렌드는 늘 이어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업계는 다양한 소비자를 아우를 수 있는 상품을 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여러 제품을 통해 소비자의 요구에 균형을 맞추려 하고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도 '빅사이즈' 제품은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라인이 확대될 예정이다. '빅사이즈' 제품이 반짝 인기를 넘어 '상징성'을 획득한 제품이 될 수 있을지 유통업계가 소비자의 반응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