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펫보험 계약이 전년 보다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펫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1%대에 불과한 만큼 향후 시장 성장 여력은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펫보험은 반려동물 양육비·진료비 경감과 연관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아직 가입률은 극히 저조하다"며 "최근 정부에서도 펫보험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동물병원 진료체계 표준화 등의 제도개선을 통해 다양한 상품·서비스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을 판매하는 메리츠·농협·롯데·삼성·캐롯·한화·현대·ACE·DB·KB(가나다 ABC순) 등 10개 보험사가 보유한 보험계약 건수 합계는 10만9088건으로 전년(7만1896건)보다 51.7% 급증했다.

지난해에만 판매한 신계약 건수도 5만8456건으로 전년 3만5140건에 비해 66.4% 늘어났다. 펫보험으로 거둬들인 보험료 역시 전년 대비 62.9% 증가한 46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같은 가입 건수 증가에도 불과하고 펫보험 가입률은 1.4% 수준에 머물러 있어 보험업계는 향후 펫보험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상품 가입률이 극히 저조한 만큼 펫보험 사업 역량을 잇따라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KB손해보험은 올해 신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일환으로 펫사업 전담부서를 신설하며 시장공략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처음으로 펫보험을 출시한 KB손해보험은 관련 시장 후발주자라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자기부담금을 없앤 'KB 금쪽같은 펫보험'도 선보였다. 치료비 보장 비율도 업계 최고인 90%까지 확대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펫보험의 급성장 추세를 반영해 펫보험 전문 자회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판단되는 만큼 다른 산업과의 확장성을 위해서는 별도 펫보험 자회사 운영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국내 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보험료를 최대 28%까지 낮춰 가격 공세를 통해 선두 굳히기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지난 1월 출시된 플랫폼을 통한 보험비교·추천 서비스에 펫보험 탑재 여부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출범한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에 4월부터 펫보험이 입점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펫보험 상품구조 개선 등에 나선 점도 반려동물보험 활성화에 긍정적이다.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는 정부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반려동물보험 활성화를 위해 관계부처와 함께 반려동물 진료 인프라를 개선하고 동물의료·보험 간 연계·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반려동물보험이 합리적인 요율에 기반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동물의료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동물병원(의료서비스)과 보험사(보험서비스)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보험가입 등을 원스톱(One-stop)으로 가능토록 추진할 방침이다.

현(現) 상품의 보장범위·보험료 등의 다양화를 위해 상품구조를 반려동물 연령·종의 특성, 질병특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보상품 제공에도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이밖에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도 허용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