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삼성자산운용, 저PBR주 관련 ETF 상품 소개나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방안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저PBR주를 중심으로 한 지수·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하는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업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기재,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코리아 프리미엄 지수' 개발, 주요 투자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시가총액·업종별로 비교 공시 등을 골자로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상장지수펀드)'가 국내 전체 ETF 중 가장 낮은 PBR을 보였다고 밝혔다.
정의현 미래에셋운용 ETF운용팀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은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 확대로 그동안 배당성장을 이루며 주주가치 제고 여력이 높은 지주회사와 은행주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한다"며 "최근 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며 국내 배당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가 늘어나는 가운데 저PBR과 고배당을 동시에 갖춘 TIGER ETF를 주목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15일 기준 이 ETF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4다. 국내 상장된 전체 ETF 828종 가운데 가장 낮아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운용 측은 전했다.
'TIGER 지주회사 ETF'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ETF로 꼽힌다. LG와 SK, HD현대 등 이 ETF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주회사로만 구성된 ETF로 전일 기준 PBR 0.66으로 낮은 수준이다. 정책 발표 이후 많은 기업이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발표하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주주 친화적 행보를 이어감에 따라 수혜가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삼성자산운용 또한 최근 시장의 최대 이슈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대비할 수 있는 밸류업 ETF 5종을 정리해 15일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한 이후 개별 기업이나 업종에 대한 주가순자산배율(PBR)을 언급한 경우는 있지만 ETF 자체의 PBR을 계산해 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자산운용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먼저 보험·은행·증권과 같은 금융주 ETF를 꼽았다.
2월 14일 기준 ‘KODEX 보험’의 PBR은 0.41배로 KODEX 전체 ETF 중 가장 낮다. 지난 1월 24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KODEX 보험의 누적 수익률이 22.3%(2월 14일 종가 기준)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 6.1%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음에도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ODEX 은행(0.45배)과 KODEX증권(0.49배) 역시 같은 기간 13.5%와 14.3%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수익성이 좋음에도 시가총액 대비 장부가치가 낮은 저PBR 종목에 투자하는 일명 ‘밸류업’ 투자의 대표주자인 KODEX 밸류Plus도 지난 정부 발표 이후 11.0%의 상승을 보였고, 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을 적극적으로 하는 KODEX 고배당 역시 11.3% 상승했지만 아직 PBR 0.46배로 밸류업 ETF 5종에 선정됐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4일 금융위원회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 운용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ETF 시장에서도 저PBR ETF 에 대한 거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