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검출 사례 잇따라…식약처, 안정성 시험 제출자료 요건 강화
경동제약이 의약품 품질 문제로 수차례 의약품 회수 명령을 받으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경동제약 일반의약품인 경동판테놀연고 색이 변해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에 대한 영업자 회수 처분을 받는 등 올들어 2개월도 채 안된 사이에 네 차례나 의약품 회수 명령을 받아 소비자 신뢰는 물론 기업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경동판테놀연고는 여성의 유두 균열, 급·만성 피부염, 습진, 피부궤양, 영유아의 기저귀 발진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일반의약품으로, 사용기한이 내년 4월 6일까지인 제조 번호 KF004, KF005 제품이 회수 대상이다.
변색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인근 약국에서 정상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다.
이에 앞서 의약품에 발암물질이 초과 검출됐다. 지난 1일 당뇨병 치료제 디파진에스듀오정의 안정성시험에서 NTTP가 초과 검출돼 사전 예방적 조치로 스스로 해당 제품을 회수했다. 회수 대상 제품은 사용기한이 내년 7월 17일까지인 KG001, KG002 제품이다.
NTTP는 구운 고기, 유제품 등에서 발견되는 발암물질로, 과량 노출되면 암 발생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섭취에 제한을 두고 있다. NTTP는 ‘시타글립틴’이라는 성분에서 생기는 불순물인데, 앞서 1년 전 한국MSD의 당뇨치료제 자누비아에서도 똑같이 발견돼 회수조치된 바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타사 제품에 자사의 포장재가 사용된 의약품이 발견돼 해당 제품을 스스로 회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즉 제이더블유신약의 부진피질 호르몬제인 ‘피디정’에서 경동제약의 ‘스폴론정(메틸프레드니솔론)’ 포장재를 사용한 의약품 포장재가 사용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사용기한이 내년 3월 8일까지인 KG001과 내년 4월 18일까지인 KG002 제품을 회수 중이다.
조사결과 위수탁 과정에서 같은 생산라인을 사용하면서 품목 간에 혼입과 오포장 문제가 발생해서 생긴 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새해 벽두부터 일반의약품에서 발암물질이 초과 검출돼 사전적 예방 조치로 스스로 제품회수에 나서기도 했다. 자사의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제인 자니틴정에 대한 안정성시험 결과,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인 NDMA가 초과 검출된 것이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분류상 2A군(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에 속하는 발암 의심 물질이다.
이 의약품이 2022년에도 같은 이유로 회수 조치됐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식약처는 안정성시험에서 NDMA가 초과 검출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안정성 시험 제출자료 요건을 강화했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자체 품질 기준을 강화하고 수탁업체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서 다시는 하자 있는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동제약은 지난해 영업손실은 251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은 16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당기순손실도 20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