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 브랜드 가치 입증·가맹점 관계 개선 등 노력 요구 돼
증권업계, “커피업계 내 상장 선례 없어...난이도 높아"
할리스가 지난해 9월 멈췄던 '국내 1호 커피 프랜차이즈 상장사' 도전을 다시 시작한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접어들면서, 늘어난 실적에 힘입은 움직임으로 보인다.
한편 프랜차이즈 특성상 기업공개(IPO)에는 일부 어려움이 존재한다.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할리스는 앞서 '갑질 논란'을 겪으며, 가맹점과의 관계 회복이 과제로 놓이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할리스가 원만한 기업공개를 거치기 위해 먼저 해당 문제들을 극복해야할 것이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할리스를 운영하고 있는 KG할리스에프엔비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이르면 이달 IPO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실제로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G할리스에프앤비는 이달 셋째 주 중 증권사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KG할리스에프앤비는 지난해 8월 국내 주요 증권사로 입찰제안서(RFP)를 배포하고, 제안서 수령까지 진행하며 IPO에 속도를 냈었다. 그러나 제안서 접수를 끝으로 돌연 진행을 멈췄다. 그 이후 약 5개월 만에 IPO를 재개에 나선 것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할리스의 IPO가 중단됐던 것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의 생태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프랜차이즈는 업계 특성 상 장기간 흥행하는 브랜드가 드물다 보니 사업적 불안정성이 커 IPO가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일각에선 음료 및 외식업 프랜차이즈는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데, IPO를 거치게 되면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가 오히려 사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2021년엔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와 투썸플레이스가 상장에 도전했다. 하지만 이내 기업가치 산정 등에 어려움을 겪어 IPO를 중단하기도 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같은 업종에 상장 선례가 없는 만큼 할리스의 경우도 난도 높은 IPO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할리스는 코로나19 종식과 더불어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실적 개선을 이뤄냈고, 이에 힘입어 연내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할리스에프앤비의 지난 2022년 매출은 2379억원,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5%, 393% 늘어난 것.
하지만 사실상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패로 여겨지는 가맹점 수는 아직 부진한 편이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할리스의 점포 수는 538개로, 시장 내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이디야(3019개)의 동기간 매장 수와 비교했을 때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일각에선 할리스가 IPO를 앞두고 가맹점 수를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할리스는 지난 10월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를 가맹점에 떠넘기는 정책으로 갑질 논란이 일어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는데, 가맹점 수를 늘리기 위해 가맹점과의 관계 역시 좋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
한편 할리스는 드라이브인(DI·전용주차장 확보), 드라이브스루(DT) 등 특화 매장을 오픈하며 프리미엄화를 통한 점포 확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가맹점주 협의회와 ‘상생 협약'을 맺는 등 본사와 점주 간 관계를 개선하고자 노력하며 IPO 성공을 위한 발판을 다지는 중이다.
다만, 할리스 측은 IPO와 관련해서는 조심스런 태도를 유지 중이다. 증시와 연관된 예민한 문제인 만큼 말을 아끼고 있는 것.
할리스 관계자는 5일 <녹색경제신문>에 “IPO와 관련해 현재로서는 답변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할리스가 업계 내 처음으로 증시에 나선 만큼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성공적인 증시 안착으로 향후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의 IPO도 물꼬가 트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