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게임결산⑤] 부진한 한해 엔씨소프트… ‘변화’에서 재도약 열쇠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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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게임결산⑤] 부진한 한해 엔씨소프트… ‘변화’에서 재도약 열쇠 찾는다
  • 이지웅 기자
  • 승인 2023.12.3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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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도 실적도 끝 없는 내리막... 경쟁작에 힘 빠진 리니지 IP
내외적인 체질개선 시동 건 엔씨소프트... 변화의 파도 올라탔다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사옥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2023년은 엔씨에게 잔인한 한 해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내리막을 걸으며 업계에서의 확고한 입지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엔씨는 올해 1분기에는 478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그 액수가 2분기에는 4402억원, 3분기에는 4231억원으로 떨어졌다다. 영업이익도 마찬가지다.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72% 상승한 816억원의 이익을 남겼지만 2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57% 감소한 3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더구나 3분기 들어서는 단 165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전년도 성적과 비교해보면 더욱 초라해진다. 올해 엔씨의 분기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30%, 30% 씩 줄었다.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7%, 71% 감소했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89%나 줄어 들었다. 

이에 올해 43만원에서 시작한 주가도 2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이는 엔씨를 ‘거대 게임 기업’으로 이끌어준 ‘리니지’IP의 힘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1301억원에서 시작한 ‘리니지M’의 매출은 2분기에 1277억원으로 떨어졌고, 3분기 들어서는 11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하향세를 탔다. ‘리니지2M’의 매출도 730억원에서 548억원까지 줄어들었다. 1분기에 1225억원의 매출을 올린 ’리니지 W’ 역시 3분기에 9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과금의 부담을 과중시킨 ‘리니지’의 운영에 지친 유저들이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같은 경쟁작으로 넘어가면서 ‘리니지’ IP의 힘이 빠졌다는 분석이다. 특히나 올해에만 넥슨 ‘프라시아 전기’,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카카오게임즈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와 같은 경쟁작들이 줄지어 출시하며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엔씨는 다양한 부문에서 변화를 시도하며 회사를 일신하고자 노력했다. 

쓰론앤리버티. [이미지=엔씨소프트]
쓰론앤리버티. [이미지=엔씨소프트]

우선 엔씨의 ‘뿌리’라고 말할 수 있는 MMORPG 게임에서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소울2’로 인해 ‘자기복제’가 과하다는 비판을 받은 엔씨는 올해 그 대안으로 ‘쓰론 앤 리버티’를 제시했다. 엔씨는 해당 게임 개발 과정에서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게임의 시스템을 대거 수정하고, 기존의 엔씨 게임들과 달리 ‘배틀패스’ 형식의 BM을 가져오면서 달라진 모습을 어필했다. 지난 22일에는 TL 개발진들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등 유저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또한 캐주얼 퍼즐 게임인 ‘퍼즈업 아미토이’를 내놓으며 장르 다각화에 시동을 걸었다. 9월에 출시된 해당 게임은 지난 10월 6일과 8일에 각각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1위에 오르며 나름의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이후 엔씨는 해당 게임의 메인 캐릭터인 ‘아미토이’를 통해 세븐일레븐, 크리스피크림도넛, 아모레 퍼시픽과의 컬래버 제품을 내놓는 등 IP 확장에 힘쓰는 중이다. 

더불어 지난 29일에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이하 SIE)와 글로벌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음을 밝혔다. 엔씨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모바일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글로벌 사업을 위한 협업을 진행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해당 소식에 대해 김택진 엔씨 대표는 “이번 SIE와의 글로벌 파트너십은 양사가 가진 핵심 경쟁력과 기술력, 전문성을 결합해 다양한 시너지 창출을 위한 시작”이라며 “장르와 지역을 뛰어 넘어 많은 유저들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영 부문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금융 사업에서 손을 뗐다. 지난 8월에는 인공지능 기반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셈버앤컴퍼니의 모든 지분을 정리하더니, 지난 18일에는 AI와 금융을 결합시킨 서비스를 개발하던 사내의 금융BIZ센터를 해체했다. 

VARCO 로고. [이미지=엔씨소프트]
VARCO 로고. [이미지=엔씨소프트]

이에 게임 외적으로는 인공지능 기술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엔씨는 지난 8월 우리나라 게임사 최초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언어모델인 바르코를 공개했다. 엔씨는 바르코를 통해 게임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교육, 금융,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과 협업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제희 엔씨소프트 CRO(최고연구책임자)는 “VARCO는 현재까지 공개된 유사한 크기의 한국어 언어모델 대비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VARCO를 통해서 게임 콘텐츠 개발은 물론 다양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이 강한 변화의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엔씨의 본격적인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는 엔씨 사상 최초로 공동 대표 체제에 돌입한다. 내년부터는 박병무 후보자가 김택진 엔씨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어 나간다. 박 후보자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구)로커스홀딩스)대표, TPG Asia(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박 후보자가 M&A 분야에 식견이 있는 인물인 만큼, 내년부터 적극적인 인수 합병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엔씨가 지난 지스타 2023에서 공개한 슈팅 게임 ‘LLL’과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의 출시도 예정돼 있다. 엔씨가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장르의 게임인만큼, 해당 게임의 성패가 엔씨 게임에 대한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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