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기록에...정책금융 역할까지 충분히 수행
다만 대출 증가로 연체율 급등...건전성 관리 아쉽다는 평가 나와
올해 1월 취임한 김성태 IBK기업은행 행장의 첫 성적표가 곧 나온다. 김 행장은 취임 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정책금융 역할을 충분히 수행한 데다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까지 구축했다. 더 나아가 올해 IBK기업은행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주요 고객군인 중소기업들의 경영악화로 대출 부실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IBK기업은행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대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고금리·경기둔화로 중소기업 대출 곳곳에서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보다 높은 수준의 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고금리 기조 속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자이익이 견조하게 늘어난 가운데 비이자이익이 2배 이상 큰 폭 증가한 덕분이다.
IBK기업은행의 올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9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5조333억원에서 5조5957억원으로 증가했다. 비이자이익은 2030억원에서 4577억원으로 125.5% 뛰었다.
김 행장이 공들인 해외사업도 탄탄한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IBK기업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해외 법인 당기순이익은 2조 1220억원으로 10.3% 증가했다.
김 행장은 취임식 때 제시한 '글로벌 부문 이익 2025년까지 2배 강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 한해 폴란드,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 출장을 이어가고, 해외 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앞서 김 행장은 지난 4월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기준 126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이익을 오는 2025년 2500억원으로 2배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해외진출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IBK기업은행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균형 잡힌 성장과 해외사업 호조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김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김 행장은 취임식에서 "정책금융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ESG 경영에 집중해 가치금융을 실현하겠다"며 "IBK만의 차별화된 ESG 경영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과정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IBK기업은행은 올 들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통 큰 지원에 나서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IBK기업은행이 올해 상반기 동안 중소기업에 20조원에 가까운 정책대출을 공급했고, 다양한 금융 및 비금융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 행장은 지난 4월 취임 100일 맞아 2025년까지 200조원 이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쓰겠다는 경영계획을 내놓았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 확대가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어 김 행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IBK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64%를 기록했다. 1년 전(0.27%)보다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년 새 8000억원가량이 늘어 3조원을 돌파했다.
내년 중소기업 경기가 올해만큼이나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IBK기업은행이 내년 신년사에 건전성 관리 강화를 강조할지 관심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부실이 우려되는 취약부문을 선제적으로 선별·점검하고 기업구조조정을 확대 검토 하는 등 여신 단계별로 건전성 관리를 지속할 예정"이며 "신용보강을 위해 보증기관과의 연계 지원을 확대하고 필요시 NPL 감축을 위해 부실여신 외부 매각을 확대해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