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도 올라간 현지화 역량... 中 게이머 마음 뺏을까
‘쿠키런: 킹덤’의 중국 진출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해당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활약해 위기에 빠진 데브시스터즈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녹새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이달 28일에 ‘쿠키런: 킹덤’의 중국 서버가 정식으로 열린다.
‘쿠키런: 킹덤’은 10년 넘게 사랑받은 ‘쿠키런’ IP를 기반으로 빚어낸 소셜 RPG 게임이다. 마을 꾸미기 요소와 RPG가 잘 어우러진 독특한 게임성이 게이머들에게 어필했다. 이에 출시 4달만에 우리나라에서만 269만명에 달하는 사용자 수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해당 게임은 북미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수 많은 쿠키 캐릭터들을 통해 ‘다양성’이 강조된 게임의 기조가 당시 북미권의 사회적 분위기와 잘 들어 맞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2021년에 북미 지역 유명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더빙 작업을 한 것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당년 9월 경에 미국 앱스토어에서 인기 15위, 매출 31위를 기록한 ‘쿠키런: 킹덤’은 성공적인 마케팅에 힘 입어 한 달새 매출 순위가 3위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흥행에 힘 입어 데브시스터즈는 한 해동안 매출 3693억원, 영업이익 56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주가도 최고 19만 9500원까지 치솟아 시가 총액이 약 2조원에 다다랐다.
각종 수상도 뒤따라왔다. ‘쿠키런: 킹덤’은 같은 년도에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 구글 플레이 올해의 베스트 게임 등에 선정됐다. 더불어 대한민국콘텐츠대상 해외진출유공 부문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으며 한 해를 휩쓴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데브시스터즈에게 ‘쿠키런: 킹덤’의 중국 흥행이 중요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까지의 지표는 긍정적이다. 현재 중국에서 ‘쿠키런: 킹덤’의 사전 예약자수는 53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넥슨게임즈 ‘블루아카이브’,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보다 높은 수치다. 중국의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웨이보’에서 공개된 ‘쿠키런: 킹덤’ 트레일러 영상은 약 650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관건은 현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는 2014년에 중국에서만 무려 500만명에 달하는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하며 신화를 써내려갔다. 해당 게임을 제작한 네오플은 2017년 한 해에만 1조 63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 역시 중국의 ‘국민게임’으로 자리 잡으며 해당 회사의 성장을 견인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기준 해당 게임의 누적 매출을 118억원 달러(한화 약 15조 4400억원)로 내다보고 있다.
해당 게임들이 중국 시장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이러한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오플은 중국 국경일에 맞춰 이벤트를 진행하고, 용, 판다와 같이 해당 국가의 마스코트 격인 캐릭터를 추가했다. 더불어 삼국지 컨셉의 아바타를 출시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현지 시장에 맞춰 열심히 움직였다. 한국컴퓨터게임학회는 2012년 발표한 ‘문화적 환경의 차이를 고려한 게임 현지화 연구’라는 논문을 통해 “크로스파이어가 진출 당시 인터넷 속도가 느렸던 중국의 상황을 고려해 버전별로 4개의 클라이언트를 제공하고 게임의 난이도를 낮춰 현지화에 성공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데브시스터즈도 중국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춘 콘텐츠들을 준비하며 흥행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지난 8일 해당 회사는 중국 공식 홈페이지 및 소셜 채널을 통해 출시 일정과 예정된 주요 브랜드 협업, 향후 운영 계획 등을 소개했다. 또한 신규 중국풍 스토리 콘텐츠, 중국 최대 과자·유제품 브랜드인 ‘왕왕(旺旺)’과의 협업으로 등장하는 콜라보 쿠키와 데코 등의 콘텐츠를 예고하며 현지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지 퍼블리셔의 역량도 검증돼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의 중국 서비스를 위해 ‘창유’, ‘텐센트 게임즈’와 손 잡았다. 이 중 텐센트 게임즈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비롯해 펄어비스 ‘검은사막’,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진출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블루아카이브’, ‘검은사막 모바일’ 등이 중국 시장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두면서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이 성공을 담보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다만 해당 게임들은 쟁쟁한 경쟁작들이 많았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키런: 킹덤’은 탄탄한 IP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장르적으로도 차별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