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크 시스템 및 과금 구조 다듬을 필요
지난 27일 컴투스의 ‘근본 모바일 게임’ 미니게임천국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게임을 바로 즐기고 싶었으나 컴투스 측 서버 문제로 인해 28일 오전 3시가 돼서야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었다. 이에 관한 확실한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좋지 않았던 첫 인상에도 불구, 플레이 하는 순간 게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게임성을 검증받았던 만큼 각각 게임마다 고유의 개성이 존재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특히 컴투스가 공언했던 것처럼, 절묘한 햅틱 기능이 탑재돼 있다. 터치 할 때마다 손 맛이 살아난다.
특히 ‘뚫어뚫어’에서 햅틱 기능의 존재감이 부각된다. ‘뚫어뚫어’는 화면을 터치해 바닥을 뚫고 아래로 들어갈수록 점수를 얻는 미니게임이다. 햅틱 기능이 바닥을 뚫을 때의 조작감을 한 층 돋군다. 그 밖에 ‘날아날아’, ‘높이높이’ 와 같은 게임에서도 햅틱의 장점이 드러난다.
‘뿌려뿌려’도 특기할 만한 미니게임이다. 탄막 슈팅 장르의 매력을 미니게임 안에 온전히 녹여냈다. 다소 매니악한 해당 장르가 귀여운 ‘미니게임천국’의 캐릭터와 맞물려 독특한 감흥을 선사한다.
‘미니게임천국’의 미니게임들은 언뜻 얕아보이면서도 박자감을 통한 의외성으로 깊이를 확보하고 있다. 게임이 순탄하게 진행된다고 느끼는 순간, 오브젝트의 수나 맵의 속도가 변화하면서 요구되는 터치의 박자감이 달라진다. 그 타이밍이 절묘하게 설정돼 모든 게임이 원 터치로 진행됨에도 불구, 쉽게 질리지 않는다.
새로 도입된 ‘푸드’ 시스템도 재미를 더했다. ‘푸드’는 점수 상승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갖춘 랜덤 오브젝트다. 게임 점수를 올려주는 ‘별’과 더불어 조작의 방향성을 강제한다. 이것이 일종의 ‘선택적 제약’으로 존재함으로써 게임의 난이도 설계가 한층 더 정교해진 느낌이다.
한편, 출시하자마자 과금 구조에 대한 말이 나왔다. ‘미니게임천국’의 주된 과금 모델은 크게 뽑기와 광고 시스템으로 분류된다. 뽑기를 통해서 코스튬과 캐릭터를 비롯해 점수 획득에 도움이 되는 푸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뽑기 시스템은 큰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여론이 대부분이었지만, 광고 시스템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 해당 게임에는 일종의 ‘피로도 시스템’이 존재한다. 게임 내에서 하루에 총 20개의 ‘일반 게임 입장권’을 제공한다. 게임을 20번 이상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광고를 시청하거나 현금 재화로 얻을 수 있는 보석을 소모해야 한다.
이외에도 메달 퀘스트 및 일일 상점, 뽑기 상점 리셋에도 광고 시청이 강제된다. 더불어 추가 점수 획득과 푸드 레벨 업그레이드 역시 광고 시청을 통해 이뤄진다.
‘광고 지우개’를 통해 광고 시청 없는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광고 지우개’는 월 5500원, 보석이 포함된 ‘반짝반짝 광고 지우개’는 월 9900원이다. 더불어 해당 상품을 구매하면 일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이에 대해 ‘추억을 훼손하는 악질 BM’이라는 의견이 있었으나, 기자는 이것이 ‘미니게임천국’ 만의 ‘시즌 패스’ 제도라고 생각된다. 시즌 패스 제도는 반강제적인 성격을 띌 때 문제가 된다.
세컨드디너의 캐주얼 CCG 게임 ‘마블 스냅’의 과금 모델을 예시로 들 수 있다. ‘마블 스냅’은 시즌 패스를 통해 게임 내 재화와 더불어 ‘시즌 카드’를 제공한다. 특정 시즌 카드의 강력함이 게임 내 밸런스를 뒤흔들 정도로 강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쟁을 위해서는 시즌 패스를 구입해야만 했다.
반면 ‘미니게임천국’에서 타인과의 경쟁은 필수가 아니다. 싱글 플레이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해당 게임에는 수록된 미니게임 점수 별로 보상을 지급하는 ‘사다리’ 시스템이 존재한다. 더불어 미니 게임 합산 점수가 높아질수록 단계별로 재화를 제공한다. 이는 싱글 플레이의 충분한 동기를 부여한다.
더불어 도전과제 시스템이 지속적인 싱글 플레이를 유도한다. ‘미니게임천국’은 도전 과제 정보를 유저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도전과제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미니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두루마리 조각들을 모아야 한다. 이것이 높은 점수 달성 이외의 또 다른 동기를 부여한다.
히든 도전과제도 흥미롭다. 히든 도전 과제는 오직 게임플레이를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데, 그 조건이 숨겨져 있다. 보상도 특별하다. 예를 들어 게임 플레이 도중 점수를 부여하는 별을 빨강, 노랑, 파랑, 무지개 순으로 획득하면 히든 도전 과제가 달성된다. 보상으로 칭호와 ‘미니게임천국4’의 BGM을 제공한다.
이러한 유인책들 덕분에, 싱글 플레이를 중점으로 둔다면 유저 입맛에 맞게 과금 한도를 조절해 가며 플레이 할 수 있다.
다만 3개의 게임만 무료로 플레이할 수 있고, 다른 10여개의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서 과금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한 흠이다. 그 금액이 적고 많고를 떠나서, 온전한 게임 플레이를 가로막는 과금 구조는 지양해야 한다.
한편 게임을 깊게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미니게임천국’의 과금 구조는 부담스러울 수 있겠다고 느꼈다. 해당 게임 캐릭터들의 특수 능력은 오직 한 종류의 미니게임에만 특화돼있다. 예를 들어, ‘그리’로 플레이하면 ‘뚫어뚫어’ 미니게임에서는 추가점수를 획득할 수 있지만, 나머지 게임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특정 게임의 순위를 위해서는 해당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캐릭터 사용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더해 캐릭터 별 등급이 설정돼있다. ‘미니게임천국’에는 ‘문’, ‘썬’, ‘스타’ 총 3가지 캐릭터 등급이 존재한다. 가장 낮은 ‘문’ 등급 캐릭터는 최대 20%의 추가 점수를 제공하고 스킬은 4개까지 배울 수 있다. 이에 비해 ‘스타’ 등급 캐릭터는 최대 40%의 추가 점수를 제공하고, 배울 수 있는 스킬 개수는 총 6개다. 스펙에 있어 이런 차이가 존재하면, 랭크 게임에 있어 높은 등급의 캐릭터가 강제된다.
정리하자면, 랭크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필요하다. 높은 등급의 캐릭터를 얻은 후 그 캐릭터를 다시 뽑은 후 원하는 스킬이 나올 때 까지 다시 가챠를 돌린다. 이를 총 13번 반복해 게임마다 적절한 스펙의 캐릭터를 완성해야 한다. 코스튬의 레벨을 맞추고 '푸드'까지 챙긴다면 과금 부담이 가중된다.
‘미니게임천국’이 캐주얼 게임인 동시에, 해당 게임에 대한 매니아 층이 확고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과금 모델이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중간 연결다리의 부재가 아쉽다. 일레로 필자는 평일에 틈틈이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주말에는 조금 더 시간을 들여 개인 기록을 갱신함과 동시에 랭크 시스템에 참여하고 싶다. 그러나 해당 과금 시스템에서는 그러한 식의 플레이가 어려워 보인다. '스펙' 설정을 위한 과금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메달 배틀’이 그 갈증을 해소할 만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달 배틀’은 ‘미니게임천국’이 선정한 두 개 게임의 점수를 놓고 타 유저와 점수 경쟁을 할 수 있는 게임모드다. 해당 모든 총 10개 티어로 세분화 된 리그로 구성돼있다. 리그에 참여하는 유저들의 스펙을 동등하게 맞춘다면, 코어 유저들의 과금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중·소과금 유저의 보다 활발한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총평] ‘미니게임천국’의 잘 설계된 미니게임들은 매력을 한 껏 뽐낸다. 캐주얼 유저도, 매니아 유저도 나름의 방식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과금 모델도 나름 설득력을 갖췄다. 다만 다소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랭크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계속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서버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
[한줄평] 뿌리 깊은 게임은 과금에 흔들리지 않는다.
[별점] ★★★☆
이지웅 기자 game@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