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IPTV 모니터’라고 표기된 제품은 모니터지 TV는 아니다”라는 입장
IPTV 사용하지 않는 시골 노년층에게 RF 단자 없는 TV는 의미 없어
비상 시 인터넷 망 끊기면 재난 방송도 볼 수 없어 위험 요소 有
소비자는 TV로 알고 구매했어도 ‘반쪽 TV’일 수 있다. IPTV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RF 단자가 없는 기종을 구매한다면 지상파 방송을 시청할 수 없기 떄문이다.
14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 TV라면 필수로 있어야 하는 ‘RF 단자’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적혀있지 않아 소비자 혼란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시청용 TV를 찾던 A씨는 “삼성 홈페이지를 보니 스펙에 RF 단자에 관한 정보가 아예 없었다”며 “떨어져 사시는 어머니는 ‘KBS만 보면 된다’는 입장이신데 지상파 시청이 가능한 제품인지 판단하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RF 단자는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필수다. 지상파 시청 장비 설치를 전문으로 하는 B씨는 “RF단자가 있어야 동축케이블을 연결해 KBS, MBC를 시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홈페이지에는 RF 단자에 대한 언급이 아예 없는 제품이 대다수다. A씨는 삼성전자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RF 단자 유무는 필수 표기 사항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그럼 모든 TV에 다 RF 단자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예외 사례도 있어 매번 고객센터에 전화해 모델명을 물어보는 것이 안전하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LG전자는 “’IPTV 모니터’라고 적힌 제품은 TV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A씨는 “LG전자 제품에도 RF 단자 표기가 없는 제품이 있어서 고객센터에 전화하니 ‘IPTV 모니터는 RF 단자가 없다’고 했다”며 “이름에 IPTV라고 TV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TV는 아니라고 하니 혼란스러웠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RF 단자 표기에 게으른 이유는 다수의 소비자가 IPTV 서비스를 사용하기 때문일 수 있다. 케이블 설치를 10여 년간 해온 C씨는 “요즘은 셋톱박스를 사용해 몇 백 개의 채널을 볼 수 있는 IPTV가 대세”라며 “IPTV를 사용한다면 RF 단자와 동축케이블은 무의미하기 때문에 표기하지 않았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RF단자가 없는 ‘반쪽 TV’는 IPTV를 원하지 않는 계층을 배제시킨다. RF 단자가 있는 TV를 찾던 또다른 소비자도 “할머니 연세 때문에 외부입력같은 버튼을 누르면 다시 돌아기도 힘들어서 지상파만 되는 간단한 TV를 찾고 있었다”며 “RF 단자가 없는 경우가 생길 줄은 몰랐다”라고 밝혔다. TV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한 블로거도 “RF 단자와 동축케이블은 연세가 있으신 어른들께는 아직 꼭 필요한 기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위급 시 재난 방송을 시청할 수 없다는 점이다.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처럼 사고로 인터넷 망이 파괴되면 IPTV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2021년 10월의 KT 인터넷 장애 사건, 지난 2월 LG유플러스 디도스 사건처럼 평상 시에도 사고로 인터넷 망은 훼손될 수 있다. C씨는 “지진 등 천재지변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인터넷망이 끊겼을 때를 대비해 RF 단자와 동축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는 TV를 갖춰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