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업체 50곳 영업益, 2022년 1분기 14조 936억 원 흑자→2023년 1분기 7조 1555억 원 적자로 전환
-50곳 중 40곳 영업익 감소 및 적자 기록…삼성전자·SK하이닉스, 조(兆) 단위로 손실 봐 울상
최근 올 1분기 국내 주요 전자 업체의 영업이익 성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충격’ 그 자체다. 작년 1분기 대비 올 동기간 영업이익이 예상을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다. 조사 대상 50개 업체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은 14조 원이나 이익을 올리던 것에서 7조 원 이상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또 50곳 중 40곳이나 최근 1년 새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10곳 중 8곳 꼴로 영업이익이 나빠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조(兆) 단위로 영업손실을 보면서 전자 업체를 대표하는 대장주의 영업이익 성적표도 매우 초라해져 한국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같은 내용은 본지가 ‘국내 전자 업체 50곳의 2022년 1분기 대비 2023년 1분기 영업이익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 조사 대상 기업은 상장사 중 전자 업종에 있는 매출 상위 50곳이다. 영업손익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주요 전자 업체 50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7조 1555억 원 이상 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1분기 동기간에 14조 936억 원이 영업이익을 올리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새 영업이익 곳간이 크게 새어나간 셈이다. 특히 조사 대상 50곳 중 18곳은 최근 1년 새 영업이익이 떨어졌고, 22곳은 영업적자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22곳 중에서도 3곳은 작년과 올 1분기에 연속적자의 쓴 맛을 보는 아픔을 겪었다. 50곳 중 80%인 40곳이 최근 1년새 영업손실 내지 적자를 기록해 그야말로 전자업체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성적은 크게 악화됐다.
◆DH오토웨어, 2022년 1분기 대비 2023년 동기간 영업이익 증가율 600%↑
조사 대상 50개 업체 중 40곳이나 영업손실과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이 배(倍) 이상 오른 것도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조사 대상 업체 중 작년 1분기 대비 올 동기간에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DH오토웨어’ 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에 1억 5600만 원에 불과했는데 올 동기간에는 11억 1900만 원으로 617.3%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00% 넘게 증가한 곳은 4곳 더 있었다. 여기에는 ▲코아시아(310.3%) ▲인지디스플레이(229.5%) ▲휴맥스(118.5%) ▲토비스(108.8%)가 이름을 올렸다. 이중 토비스는 27억 7600만 원에서 57억 9600만 원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영업이익이 10% 이상 오른 곳은 3곳으로 조사됐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35.2%) ▲솔루엠(18.7%) ▲디에이피(12.4%)가 여기에 포함됐다. 이중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81억 500만 원 수준에서 109억 5500만 원으로 영업이익이 상승했고, 솔루엠은 118억 7300만 원에서 140억 9200만 원으로 이익 규모가 커졌다. 디에이피는 35억 1000만 원에서 39억 4400만 원으로 1년 새 10% 넘게 영업내실이 좋아졌다.
작년 1분기 때 영업적자를 보던 것에서 올해 흑자로 전환된 곳도 2곳 나타났다. 이중 신도리코는 작년 1분기 영업손실액만 37억 8500만 원 수준이었는데 올 동기간에는 74억 8200만 원 이상 이익을 올리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솔테크닉스도 45억 4300만 원 적자에서 122억 2000만 원 이상 흑자로 돌아서는 뒷심을 보여줬다.
반면 조사 대상 50곳 중 13곳은 1년 새 영업이익이 50% 넘게 쪼개졌다. 대표적으로 인탑스는 올 1분기 보고서에 의하면 작년에 623억 원 이익을 올리던 것에서 올해는 32억 3400만 원으로 94.8%나 영업이익 외형이 줄어들었다.
이외 ▲이녹스첨단소재(-83.5%) ▲엠케이전자(-81.9%) ▲캠시스(-80.5%) ▲대덕전자(-78.0%) ▲하나마이크론(-72.8%) ▲드림텍(-72.1%) ▲LX세미콘(-69.8%) ▲LG이노텍(-69.5%) ▲LG전자(-59.6%) ▲DB하이텍(-54.3%) ▲리노공업(-54.0%) ▲파트론(-51.3%) 등으로 최근 1년 새 영업이익이 반토막 넘게 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LG전자는 작년 1분기 때 7885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렸었는데 올 동기간에는 3184억 원으로 급감했고, LG이노텍은 3117억 원 넘게 이익을 내던 것에서 950억 원으로 1000억 원 미만으로 영업내실 규모가 쪼그라졌다. LX세미콘(1278억 원)과 DB하이텍(1815억 원) 역시 작년 1분기에 1000억 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던 것에서 올 동기간에는 각각 385억 원, 829억 원으로 1000억 원 아래로 이익 규모가 작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 업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황은 더욱 우울해졌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작년 1분기 영업이익만 해도 9조 1518억 원이었고, SK하이닉스는 2조 9800억 원 수준으로 보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 올 1분기에 삼성전자는 3조 9089억 원 영업손실을 보는 충격에 빠졌고, SK하이닉스도 2조 2765억 원 적자의 수렁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기도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2729억 원 수준이었는데 올 동기간에는 24억 원이상 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1분기에 100억~1000억 원 미만 수준으로 영업이익을 보던 것에서 올해 동기간에 영업손실로 돌아선 곳도 5곳 나왔다. 이들 기업군에는 ▲심텍(713억 원→ -249억 원) ▲코리아써키트(213억 원→ -138억 원) ▲SFA반도체(180억 원→ -18억 원) ▲인터플렉스(124억 원→ -50억 원) ▲엘비세미콘(109억 원→ -36억 원)이 포함됐다.
작년 1분기 때는 물론 올 동기간에는 2년 연속 1분기 영업적자를 본 기업은 3곳 있었다. 이중에서도 LG디스플레이는 2557억 원 적자에서 1억 5757억 원 손실로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서울바이오시스도 142억 원 적자에서 162억 원 손실로 2년 연속 1분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케이엠더블유 역시 79억 원 적자에서 85억 원 손실로 영업이익 성적표가 더 나빠졌다.
◆ 2023년 1분기 전자 업계 영업이익률 1위는 리노공업 ‘35.2%’
조사 대상 전자 업체 50곳 중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1위는 ‘리노공업’이 차지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매출은 490억 원 수준인데 영업이익은 172억 원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35.2%로 전자 업체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이는 작년 1분기 영업이익률 42%였던 것에 비하면 다소 낮아진 수치다.
이어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은 곳은 4곳 더 있었다. ▲DB하이텍(27.8%) ▲해성디에스(17%) ▲이수페타시스(10.6%) 순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았다.
영업이익률이 5%~10% 사이인 곳은 10곳으로 나타났다. ▲토비스(7.6%) ▲이녹스첨단소재(7.5%) ▲인탑스(7.5%) ▲신도리코(7.4%) ▲LX세미콘(7.4%) ▲HD현대에너지솔루션(7.3%) ▲한솔테크닉스(6%) ▲드림텍(5.8%) ▲나무가(5.8%) ▲코아시아(5.2%)가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5%를 상회했다.
한편 올해 1분기 기준 전자 업체 영업이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LG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올해 3개월 간 영업이익은 3184억 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으로 LG이노텍 950억 원으로 넘버2를 보였다.
이외 영업이익 TOP 10에는 ▲DB하이텍(829억 원) ▲LX세미콘(385억 원) ▲해성디에스(322억 원) ▲한화시스템(208억 원) ▲리노공업(172억 원) ▲이수페타시스(150억 원) ▲솔루엠(140억 원) ▲한솔테크닉스(122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익재 기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