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의 부실채권(NPL) 비율이 두 분기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3.3월 말 국내은행의 NPL비율은 0.41%로, 전분기 대비 0.01%p 상승했다. 부실채권 규모는 10.4조원 규모로 전분기말 대비 0.3조원이 증가했다. 한편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29.9%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전분기 대비 소폭증가했으나,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은 10.4조원 규모로 기업여신이 8.2조원으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으며, 가계여신과 신용카드채권이 각각 2조원, 0.2조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 은행권이 연말, 월초부터 대손충당금 적립을 크게 늘려왔다"며, "부실채권비율 증가세와 더불어 올 하반기부터 NIM이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손실 흡수능력을 확대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3.1분기 중 신규발생 부실채권은 3.0조원으로 전분기(3.1조원) 대비 0.1조원 감소했고,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2.7조원으로 전분기(2.6조원) 대비 0.1조원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여신 신규부실이 1.9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0.4조원 감소했으며,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1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0.3조원 증가했다.
또 부문별 부실채권비율을 보면, 대기업의 경우 전분기말 대비 0.11%p 하락했으나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가계여신의 경우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말 대비 소폭 상승했나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분기중 은행의 충당금 적립이 확대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및 고금리 우려 등을 감안하여 향후 부실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금감원은 은행의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하는 한편, 예상손실모형 점검 및 특별대손준비금 도입 등 제도 개선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내년 5월부터 은행의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경기대응완충자본 적립 수준을 1%로 상향하기로 했다.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는 신용공급에 따른 경기변동이 금융시스템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은행권에 위험가중자산의 0~2.5% 범위에서 추가자본 적립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로, 2016년 국내 도입 이후 현재까지 0% 수준을 유지해 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후에도 모든 은행·지주의 자본비율이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은행·지주별로 일정 버퍼 수준 유지를 위해 추가적인 자본확충 노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리스크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이 향상됨으로써 국내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