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부터 일부 중저신용 대출 공급 중단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녹록지 않은 건 사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3개월 사이에 줄었다.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타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지난해 10월부터 650점 이하의 고객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케이뱅크가 자칫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 속에 부실 위험이 커지자, 건전성 관리를 위해 일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설립 취지와 다르게 한시적으로 중저신용 대출 공급을 중단하는 등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중 유일하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뒷걸음질 쳤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25.1%에서 지난 올해 1분기 말 23.9%로 1.2%p 하락했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10월부터 650점 이하의 고객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한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에는 돌연 중단 범위를 750점 이하로 확대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설립 취지에 맞게 포용금융을 실천했다. 카카오뱅크의 중·저 신용자 대출 비중은 25.7%로 지난해 말보다 0.3%p 소폭 상승했고,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보다 1.7%p 뛴 42.1%를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올해 말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이다.
고금리 속 경기 둔화 압박에 차주 상환 능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충당금 확대 등 건전성 관리 부담까지 덩달아 높아지고 있어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내세우며 주택담보대출 공급 규모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한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은 담보 대출로 분류돼 중저신용 대출에 포함이 안된다"면서 "또 중저신용 대출 금리가 높은 데다 경기도 안 좋다 보니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이)녹록지 않은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 측은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약 두 달간 취급한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 고객 비중이 약 33% 수준으로 공급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케이뱅크는 카드·캐피탈 신용대출 대환상품을 3분기 내 출시해 중저신용자의 1금융권 대출 접근성을 높이고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