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밈코인 깜깜이 상장 막아야
밈코인이 코인 시장 '뜨거운 감자'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대장주들이 힘을 쓰지 못하자 빠른 시간 안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밈코인으로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다만 밈코인은 기술력과 발행사가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에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도지코인에서 시작된 밈코인이 종류가 다양해지며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면서 "밈코인은 대부분 작전세력에 의해 시세가 움직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1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코인 시장에서 밈코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급등세를 겪은 '페페'코인의 경우 발행 후 한 달 만에 2000%까지도 시세가 올랐다.
밈코인이란 특별한 비전 없이 재미로 만들어진 코인을 말한다. 과거에는 투자자들이 밈코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지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 때 묻지마 투자의 대상이 됐다.
문제는 밈코인의 투명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다수의 거래소에 상장된다는 것이다. 최근 화제의 중심이 된 페페코인도 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돼 있다.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 역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거래소로 투자금을 옮긴 뒤 손쉽게 밈코인을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표적 밈코인인 도지코인은 우리나라 거래소인 빗썸 등에서도 거래가 가능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거래소들이 상장 과정에서 밈코인에 대한 검증을 게을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들에 위험고지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로 거래량 상승을 통한 수수료 수익만을 얻기 위해 밈코인을 상장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밈코인의 인기에는 투자자들의 '깜깜이 거래'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밈코인의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단기간에 수익을 얻기 위해 도박에 가까운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밈코인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거래소와 투자자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거래소는 코인 상장 과정에 있어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해당 코인의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는다면 상장 자체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떤 코인을 투자하기에 앞서 백서를 살펴보거나 발행사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은 뒤에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뒤를 따르고 있다.
한편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밈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밈코인 탓에 오히려 기술력이 탄탄한 새로운 코인들이 충분한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밈코인(그리고 모든 가상화폐)은 위험도가 높고 아무도 매수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스스로 공부하고 행동에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